좋은 말씀/-매일 묵상

하나님에 대한 질문(4)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29. 06:21

    내재와 초월의 변증법적 관계로 하나님을 다 설명한 것은 아니오. 그럴 수는 없소. 그런 설명 자체가 실증적인 것도 아니오. 그렇다고 해서 틀렸다는 말도 아니오. 이렇게 비유적으로 생각해보시오. 지금 우리는 1백만 개 조각, 또는 그것의 수백 배, 아니 무한한 숫자로 된 퍼즐 앞에 서 있소. 그중에 한 개의 퍼즐 조각만 알고 있소. 이런 상태에서 전체 퍼즐 그림이 어떤 것인지를 실증적으로 말한다는 것은 경솔하고 무모한 일이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우리의 신앙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소.

 

     어제 몇몇 교우들과 이야기하는 기회가 있었소. 아내를 따라서 가끔 교회에 나오는 교우의 말이 이랬소. 자기가 일반적으로 경험한 교회의 신앙이 너무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이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무조건 믿음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거요. 그의 말은 옳소. 하나님을 실증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요. 예컨대 기도하면 하나님이 다 이뤄 주신다거나, 헌금을 드리면 몇 배로 갚아준다는 말들이 그렇소. 이 세상을 그렇게 기계적인 방식으로 통치하는 분이라면 이미 하나님이라고 할 수 없소. 하나님을 아무리 잘 따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세상에서 불행하게 살기도 하오. 무죄한 이들의 고난도 끊임없이 일어나오. 하나님을 어떤 원리로 생각할 수 없다는 말이오.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 경험은 매우 실증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오. 그런 생각은 잘못이오. 성서기자들의 하나님 경험도 퍼즐의 한 조각이오. 아주 분명한 경험이지만 부분일 뿐이오. 전체가 아니라는 말이오. 부분을 전체로 호도하면 곤란하오. 이렇게는 말할 수 있소. 비록 한 조각의 퍼즐이라고 하더라도 제 자리에 놓이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 경험이라고 말이오. 그대도 퍼즐 맞추기를 해봐서 알겠지만 문제는 조각을 제 자리에 놓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요.(2010년 11월25일,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