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에 걸쳐서 과학과 기독교 신앙이 충돌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에게 설명했소. 그런 설명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과학과 상식에 머물러서는 안 되오. 기독교의 하나님 이해가 필수요. 어제는 세상의 비밀이 하나님이라고 말했소. 과학이 세상의 비밀을 완벽하게 해명할 수 없기 때문에 과학의 발전 앞에서 기독교가 공연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소. 오늘은 하나님이 세상의 비밀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 보충해서 말하고 싶소.
성서의 하나님은 창조주이면서도 동시에 창조를 완성할 분이오. 창조의 완성은 종말에 일어나오. 종말에 세상을 완성하는 하나님이 바로 성서의 하나님이오. 종말에 세상을 완성하는 행위를 가리켜 종말론적 통치라고 하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종말을 향해서 가고 있소. 종말에 이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르오. 자연과학자들은 단순히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론이 그 원리라고 말할 거요. 그러나 그것이 기계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진화론자들도 인정할 거요. 설령 더 깊은 차원에서 기계적으로 일어난다고 해도 그 기계적인 원리를 찾아낸다는 것은 태평양 해저에서 바늘 하나를 찾아내는 것보다 더 어려울 거요. 지난 45억년 동안 지구에서 벌어진 모든 생명현상의 원리를 밝혀내야 하지 말이오. 그 원리가 무조건 반복되는 게 아니니 늘 새로운 원리를 찾아내야 하오. 양자역학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과 같소. 그것의 궁극적인 대답은 종말에 주어질 거요.
그대는 종말이 어느 때라고 생각하시오? 10억년 후요? 지구의 생명이 끝나는 45억년 후요? 아니면 130억년 후요? 그걸 누가 말할 수 있겠소. 마지막이 마지막일 수 없는 이유는 숫자가 무한하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소.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이런 연대기로만 보면 마지막은 없소. 지금의 시간 개념이 해체되어야만 종말이 가능하오. 그것이 해체되는 세상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우리는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소이다. 시간여행이 가능한 차원의 세상이오? 이런 이야기는 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소.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으로 남겨두는 게 좋소.
하나님이 세상의 비밀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내가 설명한다고 했소. 위의 말로 어느 정도 설명되었는지 잘 모르겠소. 종말론적으로 세상을 통치하는 하나님이 종말 이전에는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오. 그뿐만이 아니라 종말론적으로 통치하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도 종말이 되어야만 그 실체를 드러낼 것이오. 그래서 바울은 세상을 거울로 보는 것과 같다고 했소. 희미한 거요. 종말이 와야 얼굴을 맞대보듯이 알 수 있다고 했소. 과학은 지금 비밀을 캘 수 있다고 말하오. 과연 그럴 수 있다고 보시오?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보오. 하와이 섬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한반도에 태풍을 몰고 오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계산해낼 수 없는 것과 같소. 결국 카오스 이론에 이르지 않겠소? 그 카오스를 다른 말로 하면 세상의 비밀이오. 거기에는 우리의 인식이 미치지 못하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통치가 개입 되고 있는 게 아닐까 하오.(2010년 10월2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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