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칠 증거를 찾되 얻지 못하니'(막14:55)
산헤드린 공의회 구성 인원은 대략 70명입니다. 그들은 유대사회에서 뽑히고 뽑힌 엘리트들입니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개인적으로 애를 많이 썼고, 운도 따랐겠지요. 인격적인 부분에서도 자기 훈련이 잘 되었고, 세상을 다스릴만한 능력을 갖춘 이들입니다. 그들은 불편부당하게 재판을 할 만한 사람들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신분에 먹칠할만한 일을 모의합니다. 예수를 죽일 작정으로 증거를 찾기에 혈안입니다. 피의자를 심문하는 것은 그들의 권한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징벌을 내릴 권한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미 결론을 내리고 심문을 벌이는 건 일종의 정치보복과 비슷합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일들이 은연중에 일어납니다. 검찰은 공정하게 수사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대상에게 죄를 씌우기 위해서 증거를 찾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을 다루는 검찰이 피의자에게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기도 합니다. 한쪽의 말은 증거로 채택하지만 다른 쪽의 말은 외면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그들이 철면피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그들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미 피의자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그를 제거하는 것이 바로 정의를 세우는 일이 됩니다. 인간은 이렇게 자기의 의식까지 통제할 정도로 교묘합니다.
대제사장들과 공의회는 예수에게서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는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진실이 늘 진실로 드러나는 게 아닙니다. 증거가 없으면 증거를 만들어냅니다. 예수가 당한 이런 일들은 오늘까지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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