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즐기는 날이 아니라 나누는 날

새벽지기1 2023. 11. 5. 05:29

 Rise Against Hunger! 굶주림을 대항해 일어나자!

    오늘 우리는 예배 후에 굶주림을 대항해 일어나 싸울 것입니다. 우리가 싸울 무기는 칼이나 총이 아닙니다. 교우들의 헌금으로 구입한 쌀과 말린 콩과 건 야채 그리고 비타민으로 싸웁니다. 올해에도 2만끼의 음식을 포장하여 보냅니다. 이 음식이 누구에겐가 전해져서 허기를 채우고 하루 밤이라도 편히 자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요즈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인해 어린 생명들이 건물 더미에 깔려 고통 당하는 모습은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구호 물품을 실은 백 대의 트럭이 매일 가자 지구에 들어가는데, 그래도 턱 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를 궤멸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니, 이 희생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염려가 됩니다.

    중동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해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으로 이주를 시작할 때 판을 제대로 짜야 했는데, 되는 대로 하다 보니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꼬여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 편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되었고, 싸움을 계속하면 문제는 더 복잡하게 꼬일 뿐입니다. 지금으로의 최선은 전쟁을 당장 멈추고 희생자들을 치료하고 폐허가 된 생활 터전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바라보는 마음은 답답할 뿐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라”(마 26:11)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인간의 죄 성이 완전히 치유되지 않는 한 인간 사회에 불의와 부정과 부패와 갈등과 싸움은 항상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전쟁 없는 세상을 보고 싶어 하지만, 그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심성이 죄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전쟁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복지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는 북유럽 국가들 안에도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존재하고 갈등과 싸움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 와중에 힘 없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희생이 됩니다.

    이런 세상에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우선 희생되어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돌아 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하려는 일이 이것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술에 취한 사람이 난폭 운전을 하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치고 다닐 때, 부상 당한 사람을 치료하는 동시에 그 운전자를 멈춰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가 정의롭게 움직여지도록 파수꾼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우리 각자가 선 자리에서 부단히 행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믿는 복음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일입니다. 복음은 먼저 우리가 살아야 하는 것이고, 그런 다음 말로 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추수감사절을 맞기 전에 우리의 것을 떼 내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은 마땅히 할 일입니다. 다만, 이것이 우리의 헛된 낭비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번 감사절이 즐기고 누리는 날만이 아니라 나누고 베푸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