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사랑 덮어주는 사랑
“사실 상대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사랑에 빠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대상이 있으면 그 사람의 어떤 한 면을 봅니다.
말 한마디의 한 컷, 그 사람이 나에게 얘기했던 한 순간만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예쁘다, 멋지다, 매력적이고 좋다고 생각한 뒤 나머지 부분은 다 상상으로 채우죠.”
박웅현 저(著) 「책은 도끼다」(북하우스, 10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사랑은 내가 그 사람에 대해 필(feel) 받았던 몇 가지 정보만 가지고 밀어 부치고,
그 사람의 나머지 부분은 내 상상으로 채운다는 것입니다.
세계적 작가 알랭 드 보통도 비슷한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불충분한 자료에 기초해서 사랑에 빠지며,
우리의 무지를 욕망으로 보충한다.”
정확한 분석이기도 하고, 냉혹하고 슬픈 분석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상 속의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은
실제의 그 사람을 받아들이고 덮어주며 사랑하는 것입니다.
상상이 깨지더라도 한 눈을 감고 허물을 덮어주는 사랑.
이런 사랑을 ‘윙크 사랑’ 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두 눈 다 부릅뜨고 바라보면, 그것도 모자라 현미경으로 까지 바라보면 배겨날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사랑은 허물을 덮어 줍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부모님의 사랑이 그리도 좋은 이유입니다.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느니라.”(잠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