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보/기타

"혈압·혈당등 `몸의 음성` 읽는 기술…그게 삼성·하만의 꿈"

새벽지기1 2017. 7. 8. 22:51

"혈압·혈당등 `몸의 음성` 읽는 기술…그게 삼성·하만의 꿈"                                    

소비자 비정형 데이터에서 많은 사업아이템 쏟아질것
생체관련 데이터 활용하는 차량소프트웨어 집중 개발…미래車는 이동 개념 아닌 병원·학교같은 공간 될것
타기업에 기술 개방하고 협업해야 혁신 이뤄질것


◆ 매경실리콘밸리포럼 / 4차산업혁명 메카 실리콘밸리를 가다 ⑥ 포럼 둘째날 손영권 삼성전자 CSO 강연 ◆

원본보기
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매경실리콘밸리포럼에서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몸의 음성(Voice of Body)'을 들어야 합니다. 많은 사업 아이템이 여기서 나올 겁니다. 혈당, 혈압, 심장박동 등은 모두 무언가를 의미합니다. 이들을 잘 분석한다면 보다 나은 삶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이후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다. 하만이 만드는 전장(電裝)사업과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기존 포트폴리오가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분석, 그리고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는 삼성 관계자 인터뷰 기사 정도가 전부였다.

6일(현지시간) 매경실리콘밸리포럼 둘째날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는 삼성전자·하만카돈의 '바이오 애널리틱스(생체정보 인식 및 분석)' 기술에 대한 꿈을 시사했다.

손 사장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서부터 이날의 기조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은하계에는 1000억개의 별이 있지만, 지구상에는 34조개의 IP 주소가 있다"며 "(사물인터넷 등으로) 세상이 더욱 연결되면 데이터가 지금보다 더욱 가파른 속도로 생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니라 유저들이 자신에게 맞는 형식으로 생산한 비정형 데이터가 급증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며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들이 여기에 활용돼 지금은 새로운 데이터 골드러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러시 때도 그러했듯이, 진정한 기술 혁신은 금(데이터)을 채굴해서 생성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데이터 러시 시대에는 환경보호나 헬스케어를 위해 드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주목해 보라고 손 사장은 강조했다. GPS 기술 등이 융합되고, 자연어 처리 기술이 보태지면서 사람이 개입되지 않는 데이터 마이닝이 가능해지고 있다. 손 사장은 그러면서 "몸의 음성이라는 지표가 매우 중요하다"며 "혈당, 혈압, 심장박동 등을 공부해 스스로의 몸을 통찰하면서 삶의 질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 후 매일경제와 별도로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개발할 계획을 시사했다. 손 사장은 "하만 인력의 상당수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라며 "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술과 전장을 연결하는 통합 소프트웨어가 (하만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자동차는 현재와 같은 이동의 개념이 아니라 헬스케어, 교육, 미술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인간의 두뇌뿐만 아니라 뇌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생체정보까지 읽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라는 공간을 병원, 학교, 미술관 등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꿈같은 얘기다.

손 사장의 이후 강연은 혁신을 어떻게 이뤄낼 수 있는가에 집중됐다. 그는 특히 다른 기업들에 과감히 기술과 노하우를 개방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LG, 현대 등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그런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도 인수·합병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만 인수와 같은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보면 쉽다"며 "하지만 사람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마인드 전환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를 대표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으며 미국 내 기여도가 높은 글로벌 기업 11개사가 결성한 '최고경영자(CEO) 서클'의 멤버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많은 인사가 '만나고 싶은 인사'로 꼽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그의 기조강연을 경청한 김상협 KAIST 교수는 "무엇이든 함께 공유해야 하는 협업 정신을 강조한 손 사장의 마지막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He is

1956년생.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기업인으로 삼성전자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다. 지난해 9조원을 웃도는 하만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현재 하만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특별취재팀 : 실리콘밸리 = 김정욱 산업부장(팀장) / 이승훈 기자 / 신현규 차장 / 손재권 특파원 / 윤원섭 기자 / 이재철 기자 / 정승환 기자 / 문지웅 기자 / 이영욱 기자 / 김강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매일경제 공식 페이스북] [오늘의 인기뉴스] [매경 프리미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