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권 카르타고에서 - 3. 파괴자
3. 파괴자
게다가 당신의 자비가 내 머리 위에서 높이 날고 있었습니다.
나는 세월을 보내며 지은 죄악으로 인해 스스로를 좀먹고
호기심을 따르느라 당신을 버리고
불신의 수렁에 깊이 빠져들어 악령의 노예가 되어
그들에게 악행으로 충성을 다했지만 그때마다 당신은 나에게 채찍을 가하셨습니다.
나는 당신을 예배하는 축제에서, 당신의 벽 안에서
어떻게 향락할 수 있을까 하는 죽음의 열매를 맺게하는 행위를 감히 했던 것입니다.
그때문에 당신은 나에게 엄한 벌을 내리셨지만
그것은 내 죄에 비하면 너무 가벼운 것이었습니다.
오, 사랑에 충만하신 나의 하나님이시여!
무서운 가해자로부터의 피난처여!
나는 당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그 위험 속을 자신만만하게 머리를 들고 방황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길을 저버리고 자신의 길을 사랑하며
옳지 못한 자유를 사랑했던 것입니다.
그 무렵 제법 고상한 학문이라고 일컫는 것도
결국은 '쟁론의 법정' 만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거기서 잔꾀를 부려 눈부신 존재가 되고자 했습니다.
내가 법률을 억지로 끌어다 맞추면 그만큼 더 명예가 높아졌으니
사람들은 지독한 소경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자랑삼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미 수사학교에서 그런 면에 우등생이 되어
오만해지고 자부심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여, 당신도 아시는 것 처럼 나는 규칙을 잘 지켰고
'파괴자'들이 행하는 불법에서 완전히 떠나 차분한 생활을 한 편이었습니다.
'파괴자'라는 악마적인 이름이 멋쟁이의 상징처럼 생각되었고
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 사이에 끼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했습니다.
나는 그들과 더불어 때로는 우정을 나누는 일도 있었습니다만
그들의 난폭한 행동에는 소름이 끼쳤습니다.
그들은 뻔뻔스럽게도 얌전하고 경험이 없는 신입생들에게 싸움을 걸어
뚜렸한 이유도 없이 욕을 하며 못살게 하는 것으로
자신들을 만족시키고 있었습니다.
이 이상 악마의 소행에 가까운 것은 없을 정도로
'파괴자'라는 것은 여기에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그들은 남을 속이고 비웃기에 앞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마들의 밥이 되어
그들에게 철저하게 폭행을 당하며 타락으로 끌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어거스틴
'좋은 말씀 > 어거스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서스틴 참회록36] 성경에 대한 환멸 (0) | 2017.04.03 |
---|---|
[어거스틴 참회록35] 호르텐시우스 (0) | 2017.04.02 |
[어거스틴 참회록33] 비극을 좋아하다 (0) | 2017.03.30 |
[어거스틴 참회록32] 사랑의 동경과 사랑의 포로 (0) | 2017.03.27 |
[어거스틴 참회록31] 최고 선(善)이신 하나님. (0) | 2017.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