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신뢰가 가는 그리스도인

새벽지기1 2016. 9. 8. 07:47


당신은 어떤 그리스도인을 볼 때 신뢰가 가는가? 교회와 그리스도인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시대에 신뢰할 만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많기에 묻지 않아도 될 물음을 던져본다. 

 

신앙생활에 열심인 사람일까? 주일예배는 말할 것도 없고, 새벽기도부터 금요기도회까지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일까? 아니다.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새벽마다 기도회에 참여하는 자들을 보면 정말 믿음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꼭 신뢰가 가는 건 아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반추해보면, 신앙생활에 목숨을 가는 자들 중에는 자기 확신에 사로잡힌 자들, 매우 독선적인 성향을 보이는 자들, 말씀의 세계 속으로 이드거니 침잠해 들어가기보다는 신앙생활 자체의 열심에 의존하는 자들이 많았기에.

 

그럼, 성경에 능통한 사람일까? 성경 66권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성경 구절을 들이대는 사람일까? 아니다. 율법에 정통했던 율법학자들이 율법의 진정한 뜻을 깨단하지 못하고 피상적으로만 이해했던 것처럼, 성경 내용에 해박한 자들 중에도 말씀의 깊이가 부족한 자들, 말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자들이 많다. 또 성경을 문자적으로 알기는 하지만, 그 말씀이 인격과 생활 속에 스며들지 않은 자들도 많이 보았다. 성경에의 해박함이 신뢰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다.

 

아님,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는 사람일까? 말끝마다 ‘하나님이 하셨다’며 겸손해하는 사람, 모든 일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사람일까? 아니다. 매우 이상한 일이지만, 나는 그동안 하나님의 이름을 남발하는 자들에게서 하나님의 형상 · 예수님의 채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자기 논에 물대는 식으로 하나님을 끌어다가 자기 허물을 덮고, 책임을 변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나님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고, 하나님은 오직 자기에게만 관심이 있다는 엄청난 환상과 집착에 빠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자들을 보면 신뢰는커녕 혐오에 가까운 이상 심리가 발동하곤 한다.

 

그도 아니면, 각종 봉사활동에 열심인 사람일까? 진보적인 시민단체나 모임에 참여하여 사회변혁에 일조하는 사람일까? 아니다. 이들의 수고가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고, 또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한다는 사실도 존중하나,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신뢰를 보내게 되지는 않는다. 외부적인 봉사활동에는 열심이지만 가정을 등한히 하는 경우도 있고, 사회변혁에는 큰소리를 내지만 개인적인 생활은 비윤리적인 경우도 적지 않기에, 그런 자들의 사회적인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신뢰의 마음이 썩 내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신뢰가 가는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일까?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매사를 하나님의 눈으로 살피며 크고 작은 일상을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사람. 사람을 대할 때 마치 주님을 대하듯 공대하는 사람. 주의 말씀을 듣고 마음 깊이 되새기며 삶으로 응대하는 사람. 소박과 겸허가 몸에 익은 사람. 비록 큰일에 앞장서거나 큰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자기 몫을 하는 사람. 약속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나는 이런 그리스도인을 볼 때 왠지 신뢰가 간다. 마음의 빗장을 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