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옥한흠목사

집중이란, 마음에 감동을 전하는 것이다

새벽지기1 2016. 8. 15. 07:39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옥한흠 목사 인터뷰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게 있어서 여러 번 권했을 때, 상대가 ‘귀찮다’, ‘좋은 건 알겠는데 나중에 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권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슴 전부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차게 된다. 또 ‘그거 해봤는데 별로던데’라고 기운 빼는 말만 한다면, 곧바로 ‘제대로 집중해서 한번만 해보지’라는 말이 혀 밑을 맴돌게 된다. <디사이플> 기자들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만나게 되면, ‘저 목사님께서 제자훈련만 하면 참 좋을 텐데…’, ‘저 교회가 제자훈련만 하면 건강한 교회로 변화될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위와 비슷한 반응이 나올 때가 많다.
그나마 ‘제자훈련, 하긴 해야 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는 목회자를 대하게 되면, ‘왜 안할까’라는 의문이 ‘왜 그럴까’라는 원인분석 작업에 돌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제자훈련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작하지 않는 그 이유는 온전히 그 사역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급한 마음에 <디사이플>에서는 오랜만에 제자훈련의 개척자인 옥한흠 목사에게서 제자훈련 사역 승패의 관건인 ‘집중’이란 과연 무엇이며, 왜 많은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지를 들어보았다. 아직도 녹슬지 않는 눈빛과 음성으로 후배 목회자들과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을 안고 질타한 옥한흠 목사의 고견을 한 자도 놓치지 말고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80%가 집중하지 못하기에 시작도 못한다
점심을 막 먹고 시작한 인터뷰 시간이라 졸음이 슬슬 밀려 올 법도 한데, 허리가 아파 딱딱한 의자에 앉은 옥한흠 목사의 안경 너머 눈빛은 아직도 선 푸르게 반짝거린다. 곧바로 오늘 인터뷰의 화두인 목회자의 ‘사역의 집중’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자마자, 한 숨 멈추고 난 후 다음과 같이 정리 정돈했다.
“제자훈련에 대한 마음은 있어도 막상 제자훈련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80% 이상이 바로 여기에 걸린다고 할 수 있지. 즉 집중에 실패했기 때문에 제자훈련을 중도 포기하거나 아예 시작하지도 못하는 거야.”
연이어 옥한흠 목사는 “집중은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에게 있어서 자기 브랜드와 같다”며 “사람들이 브랜드를 보고, 사고 안 사고를 결정하듯이 목회자가 집중을 제대로 하면 신뢰를 하지만, 집중하지 못하면 브랜드를 의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랑의교회 교인들에게 옥한흠 목사에 대해 물으면, ‘그 목사님은 제자훈련 안 하면 목회 그만둘 사람’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 한마디에 사역의 집중에 대한 모든 것이 분명히 들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저 목사가 어느 트랙에 서 있는가, 그 일에 우선순위와 생명을 걸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인가, 이것은 교인들에게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옥 목사는 “집중한다고 해서 모든 목회자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집중에 성공하면 제자훈련에도 역시 성공할 확률은 대단히 높다”고 진단했다.

제자훈련에 집중하는 목회자 이미지를 전해라
‘집중의 대가’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옥한흠 목사는 “지난 25년간 한결같이 사랑의교회 안에서 제자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하다”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운다. 교인이 천명 미만의 핸들링 하기 좋았던 시절뿐만 아니라, 교인이 만 명이 넘어 계속 성장해서 목회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을 때 역시 제자훈련에 집중했던 것이다.
심지어 몸이 아파 사역훈련까지 부교역자에게 넘겨주었을 때조차 집중에 대한 누수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마치 옥한흠 목사가 훈련하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부교역자들을 철저히 지도했었다. 훈련의 자리에 그 자신이 없어도, 그 마음과 전심을 다하는 자세가 부교역자들을 통해 평신도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도록 분위기를 이어왔던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교인이 늘고 제자훈련이 웬만큼 자리 잡힌 다음에도 이어졌다. 교회 밖으로 나가 교계 단체의 활동을 하거나 대외적인 집회 인도를 하는 동안 ‘밖을 도는 목회를 한다’는 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일이 없다. 오죽하면 친구들로부터 ‘땅굴 파는 두더지 같다’라는 소리까지 들었을 정도다. 이는 오늘날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집중하는 목회지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가를 대변해주는 비유이다. 제자훈련을 남에게 맡기지 않았으며, 비록 몸이 아파 훈련에서 손을 놓을 때조차 온 교회가 제자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심으로 느낄 수 있도록 측면 지원을 해왔던 것이다. 

 
오정현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이임한 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간혹 옥한흠 목사가 제자훈련 할 때와 현재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들이 제자훈련 할 때 사이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옥한흠 목사는 그것은 과도기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일 뿐이며, 물러난 사람이 뒤에서 이래라, 저래라 섭정을 하는 것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이런 비판들도 과도기 과정이 지나면 다 없어질 것이며,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은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제자훈련 정신을 이어받아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더 든든하게 서 나갈 것이라고 예견했다.

집중하려면, 자기부인과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현대 교회에서 목회자가 과거 농경사회에서처럼 단순하게 한 가지에만 생명을 걸고 집중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 되어버렸다. 교인들의 다양한 요구에 응해주어야 하며, 목회의 전체 시스템 중 어느 한쪽에 치중하면 목회의 균형이 깨지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한흠 목사는 “현대 교회 목회자가 제자훈련에 집중하려면, ‘자기 부인’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즉 혹독한 값을 지불하려는 자기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부인과 자기희생이 없으면, 절대 제자훈련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으로 무한 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목회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 예술, 경제, 과학 등 모든 영역의 사람들 중 깊은 영향력을 준 지도자 대다수가 자기 영역에서 한 우물을 파는 피나는 노력과 열정적인 집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옥한흠 목사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팔방미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손대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옥 목사는 “제자훈련에 집중한다는 것은 값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을 확신한다면 자기부인을 안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 자신은 제자훈련의 개척자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자훈련과 관련된 모든 교재를 만들고, 강의를 하고 목회사역의 다른 부분들도 챙기면서 한국 교회에서 요청하는 교회 밖 부름에도 어느 정도는 응해줘야 하는 역할도 있었다. 그러니 가정과 건강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가 목회하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많은 정보와 환경이 준비되어 있고 기반도 마련되어 있다”며 “목회자가 자기관리만 잘한다면 과거만큼 자기부인과 희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제자훈련은 목회의 일부가 아닌 전부이다
그렇다면 많은 목회자들이 제자훈련 사역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옥한흠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본질’이라 생각하는 영역이 몇 개 있는데, 그 점에 대한 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에베소서 4장 11절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라는 말씀에 의하면, 목회는 목양사역과 가르치는 사역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는 것이다. 이는 목회의 양 날개와도 같다는 것이다.
목양사역은 교인들을 돌보고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상담하는 목자로서의 사역을 말하는데, 옥한흠 목사는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목회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르치는 사역이 있는데, 설교, 성경공부, 말씀을 배우는 모든 프로그램이 이에 속하고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사역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제자훈련은 어디에 속하는가? 깊이 들어가면 목양과 가르치는 사역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는 게 옥 목사의 지론이다. 영혼을 돌봐주고 약한 자를 일으켜 세워주며, 면역성이 강한 신앙을 지닌 성도로 세워주기에 제자훈련은 양쪽 다 커버하는 목회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자훈련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목회의 일부가 아닌, 전부라는 것이다. 제자훈련이 ‘목회본질’의 전부라는 의식을 먼저 목회자들이 갖지 않는 한, 제자훈련 시작의 망설임과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이 부분을 먼저 정리하고 이해하지 않는다면, 제자훈련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며, 하지 않아도 되는 사역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 세우는 사역에 우선순위를 둬라
옥한흠 목사는 바로 여기에 목회자가 제자훈련 사역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목회영역에 속한 것은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자훈련을 하려는 목회자들은 다른 목회사역도 다 하면서, 제자훈련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집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사역을 포기하고 제자훈련 하나만 집중하면 쉬운데, 목회라는 것은 빈 구멍을 남기면 안 된다”며 “오히려 목회는 빈 구멍을 채워야 하는 사역이기에, 여기서부터 많은 목회자들이 헤매게 된다”고 진단했다.
일단 일반 목회자들은 심방에 정신을 빼앗겨 교인들이 오라 가라하면 끌려 다니게 되고,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새벽기도부터 설교준비도 여러 번 해야 한다. 거기에 제자훈련 준비와 3,4시간씩 제자훈련 인도까지 더한다면, 처음에 제자훈련 해보려던 생각은 왠지 부담스러워 지레 주저앉아 버리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에 옥 목사는 “목회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는 평신도를 제자 만들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인데, 이를 깊이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목회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집중력이 떨어져 실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순종이란 하기 힘든 것에 대한 무릎 꿇음, 즉 자기부인과 희생이 뒤따라야 하는데, 제자훈련은 목회자에게 있어서 이러한 힘든 순종과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 목사는 “주님이 원하시는 사역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예수의 제자로 세우는 사역”이며 “목회자는 목회의 80%를 여기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데, 이 제자 만드는 사역을 소홀하거나 실패하면, 나중에 남는 것은 빈 껍질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즉 목회의 절대 무게중심을 사람을 세우는 사역에 두면서, 다른 목회본질 사역을 커버해야 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방해되는 모든 일은 양보와 포기하라
옥 목사는 전통 목회와 제자훈련 목회는 흐름이 다르다고 더 쉽게 풀어서 소개했다. 흔히 목회자들이 설교, 심방, 행정 등 전통 목회를 하면서 제자훈련을 덤으로 하려 하는데,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에 따라 이 목회의 패러다임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즉 전통적인 것에서 제자훈련을 볼 것인가, 아니면 제자훈련 철학을 우선순위에 놓고 다른 전통 목회사역들을 볼 것인가에 따라 ‘집중의 성패’가 갈린다는 것이다.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기치 아래 전통적인 목회방식을 따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배후에 깔고 사랑의교회를 개척했던 옥 목사는 “평신도를 깨워 나와 같은 양떼를 거느리는 목자로 만들겠다는 제자훈련 중심이 처음부터 분명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제자훈련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설교준비도 조금 양보하고, 한국 교회 전통적인 목회사역인 봄, 가을 대심방은 아예 지난 25년간 사역하면서 한 번도 안했을 정도다. 쳇 바퀴 돌듯 심방목회를 하다보면, 제자훈련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교인 놓칠까봐 자꾸 찾아가는 심방은 아예 안 했는데, 이런 배짱은 한 사람만 제대로 키우고 나면, 그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필요를 채운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처음부터 제자훈련 철학을 가지고 개척교회를 시작했기에 이런 양보와 포기가 더 수월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제자훈련을 통해 한 사람의 평신도만 제대로 세워놓으면, 그가 목회자와 같은 사역자로 세워져 다른 평신도들을 심방하고, 위로하며 세워주는 목회의 동역자가 되는 것을 제자훈련 모델교회를 통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즉 제자훈련에 우선순위를 둔 결과, 전통목회의 보완을 이루게 된 것이다.
옥 목사는 “요새 평신도들은 오히려 목회자가 찾아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많은 제자훈련 모델교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심방문화가 바뀌어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자훈련 하는 교회는 전통 목회방식처럼 심방에 목숨 걸기 힘든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대신, 제자훈련으로 세워진 평신도 사역자들이 다른 평신도들을 심방해주고, 목회자가 심방하지 않는 점에 대해 불만 있는 자들을 잠재워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자훈련 목회만 제대로 하면, 전통목회를 보완해 오히려 더 효율적인 시너지 목회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회 안팎 사역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는 목회자가 밖에 아예 안 나가고 안에만 머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물론 제자훈련 초기 3,4년은 죽었다 생각하고 제자훈련의 터를 닦는 자기부인이 뒤따라야 하지만, 중대형교회 목회자인의 경우 나갈 때는 나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왜냐하면 목회자가 너무 자기 교회에만 있으면, 개교회주의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교회와 청중이 요청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한번씩 나가기는 하되, 중요한 점은 제자훈련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옥한흠 목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교회 밖 활동의 횟수 제한을 둬서 나가는 시간을 치밀하게 짜야 한다. 둘째, 목회 외의 다른 사역의 책임을 맡았어도, 제자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맡아야 한다.
이 단체 저 단체 직함을 맡지 말고 적절하게 끊을 것은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절제와 자기 부인이 없으면 제자훈련은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특히 중대형교회 이상 목회자가 되면 명예욕과 탐욕이 자신도 모르게 자리 잡기 시작하고,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에 자기 교인들을 위한 사역에 집중하지 않고 교회 밖으로 끌려 다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옥 목사는 이 경우 제자훈련은 그 즉시 변질되기에 손 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옥한흠 목사의 경우, 제자훈련에 대해서 만큼은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 곳에만 집중하는 목회자로 이미지가 굳혀져 있다. 국내외 수많은 집회 요청도 1년에 1/10만 받고 있으며, 집회 요청이 들어오면 스케줄을 묶어 방학 때 함께 나갔을 정도다. 교회와 훈련 사역의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교회 밖 교단의 노회장과 총회장, 신학교 총장 등의 감투 쓰는 일도 다 거절했다. 물론 그렇다고 대외적인 책임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한국오엠국제선교회 이사장,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대표이사 등의 직함을 갖고, 그가 한국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을 열심히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옥 목사는 이런 사역들 역시 제자훈련 사역의 집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으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가 이런 이유로 훈련사역 집중에 실패해버리면, 그 교회 제자훈련은 금세 성경공부로 변질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착과 성공 이후 오히려 위기가 올 수 있다
목회자 자신이 한 영혼을 위해 얼마나 미치느냐 안 미치느냐, 불타는 가슴을 안고 사역에 집중을 하느냐 안 하느냐로 제자훈련 사역의 집중도가 달라지고, 그 열매가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들이 주목할 점은 제자훈련으로 터를 웬만큼 잘 닦아 교회가 성장한 후 오히려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옥 목사는 “제자훈련이 교회 내에서 잘 자리 잡은 모델교회라 할지라도, 그 정신과 사역에 대한 자기부인과 희생이 목회자자신에게 꾸준히 유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가 제자훈련으로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여기고, 목회자가 자기희생의 강도를 완전히 놓거나 훈련사역에서 손을 놓으면, 그때가 바로 ‘위기’라고 경고했다.
물론 목회자라도 인간이기에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발휘하던 리더십이 변화하지 않고 한결같을 수는 없다. 목회자 자신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제자훈련의 터를 닦고서 사역훈련의 제 2선으로 물러났을 때, 본인 스스로는 물론 자기 손에서 훈련된 부교역자들이나 평신도 리더들에게 여전히 제자훈련이 교회사역의 우선순위임을 그들에게 분명히 인지시켜야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작은 교회는 모르겠지만 중대형교회 이상일 경우 담임목사 혼자 훈련사역을 다 감당하는 것은 교만이며, 부교역자들과 반드시 함께, 한 정신으로 제자훈련사역에 동역해야 한다. 제자훈련으로 급성장한 교회 중에서도 담임목사가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과 자기부인을 놓치고 있다면, 언제든지 제자훈련이 변질되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이 정착하고 성장한 이후에도 그것이 교회의 중심사역임을 전 교회가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 교회 제자훈련은 오히려 교인들이 수 만 명이 된 이후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을 거는 느낌이 전달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에는 제자훈련 1,2년 하다가 실패해 중도 포기하고, 다른 목회 프로그램을 또 다시 시도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이 경우 실패원인을 반성하고 그 원인을 찾아 다시 시도한다면, 그 목회자는 반드시 제자훈련에 성공할 것이라는 게 옥 목사의 견해이다. 그러나 제자훈련 별거 아니라며 완전히 손 턴 사람은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옥 목사는 그 손 턴 목회자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매주 화요일에 제자훈련 한다고 하고서 그 시간을 빼먹지 않았는지, 지각해서 허겁지겁 뛰어와 훈련생들에게 변명하지 않았는지, 교재 예습을 제대로 안 해 훈련생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김빠진 소리는 안했는지, 목회자가 훈련 도중 휴대폰이 울려 ‘예예’ 하고 답변하고 있으면 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옥 목사는 “집중을 한다는 것은 제자훈련 시간을 지킨다는 차원 이상의 문제”라며, 질적인 면에서 집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목회자가 훈련생에게 자신을 예수의 제자로 만들기 위해 그 목회자가 혼이라도 빼주려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는 “훈련생들은 이 목회자가 할 수 없이 훈련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안다”며 “제자훈련은 목회자와 평신도 간에 마음과 마음이 전달되어야 하며 진한 감동이 오고가야 하는데, 그것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제자훈련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일침을 놓는다.
그래서 집중도 외형적인 집중과 내형적인 집중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인 집중은 2,3년 제자훈련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며, 내형적인 집중은 목회자가 생명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 훈련생들에게 전달되는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훈련생들이 저 목회자는 제자훈련에 생명을 걸고 집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한다.

CAL세미나는 안티 제자훈련자를 배출한다?
옥한흠 목사는 실제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목회자 중, 10%정도가 자질과 은사, 인격적 결함으로 제자훈련에 실패하고, 나머지 90%가 이 사역의 집중력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류했다.
그러면서 부산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의 경우, 간이 부어 병원에 링거를 꽂고 누워 있는 상황에서도 제자훈련 수료식을 병원에서 가졌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런 목회자를 보면서 훈련생들의 눈물이 핑핑 돌고 가슴이 뜨거워졌음은 물론이거니와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이 교회 제자훈련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며, 바로 이게 ‘집중’이라고 강조했다.
제자훈련에 대한 목회자의 이런 생명을 거는 집중이 있을 때, 그 교회 제자훈련이 성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집중의 열매는 감동으로 나타나게 되며, 영적 권위로도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한국 교회 평신도들이 순진하다는 게 옥 목사의 생각이다. 좋은 지도자만 만나면, 자신의 간이라도 빼서 목회자에게 줄 평신도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평신도들을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방치하고 있는 점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옥 목사는 “CAL세미나가 안티 제자훈련 목회자들을 배출하는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집중하지 않는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에 실패하면서, 안티 제자훈련자가 되기 때문이다. CAL세미나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장 교회에 가서 제자훈련을 한다고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졌기에 실패한 줄도 모르고 안티 제자훈련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는 “감사하게도 내가 예측한 만큼의 안티 목회자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제자훈련에 대한 집중력을 모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한 시간 동안 목회자가 사역에 집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제자훈련 개척자로서의 경험담과 견해를 피력한 옥한흠 목사는 아직까지는 내 이야기가 들을 만하지 않느냐며,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며 목회자들이 사역에 집중할 것을 재차 주문했다.
<우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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