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옥한흠목사

용기는 정말 중요하다

새벽지기1 2016. 8. 17. 07:47

세상이 엄청 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고객들이 마음대로 사장을 고용하고 싫으면 언제든지 해고시키는 회사는 별로 없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그런 식으로 경영자를 다루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는 어떤가? 기성교회의 대부분은 지도자의 선택권이 평신도들에게 있다. 그들이 지도자를 결정하고 모신다. 그리고 어떤 사유로 싫으면 언제든지 내보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목회자는 일반 회사의 CEO보다 훨씬 불안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목회자는 자기도 모르게 평신도들의 눈치를 보거나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신세가 되어 버린다.
목회자의 이런 예민한 처지 때문에 많은 목사들이 마음에 두려움을 숨기고 있다. 사람이 두렵고 무슨 일을 시작하기가 두려운 것이다. 무엇을 하려다가 배척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교인들을 긴장시키거나 그들과 마찰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 보이는 일은 아무리 좋아도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어 한다. 한마디로 용기가 부족한 지도자가 되어 버린다.
목회자의 용기란 어떤 것일까? 목적을 단순화시키고 집중하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실천에 옮기는 태도라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저항을 예견하고 흔들림이 없는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다. 교인들이 절벽 끝에 와서 아래를 내려다보게 될 때 “내가 먼저 뛰어내리면 모두가 나를 따를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다.


본질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예’와 ‘아니요’를 분명히 할 수 있는 투명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목회자의 이런 용기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에서 나온다. 제자를 만들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것이 목회의 본질이라는 투철한 철학에서 나온다. 한 영혼에 대한 목자의 애정과 관심이 남다르게 뜨거워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하겠다고 하는 불타는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다. 크고 작은 문제들을 주님과 함께 죽고 주님과 함께 사는 능력을 체험할 수 있는 복된 기회로 보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9월호에 소개된 순천의교회 이야기는 나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었다. 목회자의 용기가 어떤 것인지, 목회자가 비굴하지 않을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그 교회 담임목사는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목회자들이 가고 싶지 않는 교회가 있다면 한 사람의 유력한 평신도가 교회 위에 군림하여 모든 사역을 독점하고 자기 역할에 대응하는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교회라 할 수 있다. 

 
순천의교회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한 사람의 장로가 목회자를 구석으로 밀치고 영적 권위는 물론 행정적 권위까지 휘두르는 가장 나쁜 사례에 속하는 현장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목회자가 설 땅을 찾기가 어렵다. 얼마 동안 고용되어 굽실거리다 싫다면 떠나야 하는 곳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다녔던 시골교회를 보는 것 같다. 3년이 멀다 하고 교역자가 바뀌는 악순환은 내가 떠난 후에도 한동안 계속되었다. 문제의 장본인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그 날까지 말이다.


이 교회 박만희 목사는 자신의 신앙양심에 따라 누구에게, 왜, 언제,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지도자였다.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 3년 동안 그가 겪은 시련은 바깥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혹독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잘못된 것에 대해 ‘아니요’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지도자였다. 자기를 대적하는 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시종일관 자기가 바른 길에 올곧게 서 있다는 것을 평신도들이 항상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교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강렬한 투지를 가지고 십자가의 길을 자원하는 용기가 없었다면 순천의교회가 과거의 병든 체질을 말끔하게 씻어 버리고 오늘의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없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일은 제자훈련을 놓고 너무 소심한 태도를 보이는 목회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용기 있는 지도자만이 제자훈련이라는 승리의 깃발을 정상에 꽂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더글러스 맥아더의 말을 소개한다. 당신은 용기를 가진 젊은이인가 아니면 소심한 늙은이인가를 가만히 자문해 보라. “당신이 믿음으로 살면 젊은이요, 회의로 살면 늙은이요, 신뢰로 살면 젊은이요, 공포로 살면 늙은이입니다. 당신이 희망으로 살면 젊은이요, 절망으로 살면 늙은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