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하나님의 대면 행위의 변화가 있다. 사람이 믿는 한 이것은 순수한 사랑의 대면이다. 이전에 그것은 진노가 뒤섞인 사랑의 대면이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그것은 하나님 자신의 본성 때문이고, 사람이 불순종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자녀로 지음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러한 불순종 때문에 진노였다.
사랑이 먼저 있었고 진노를 억누르기를 바랐다. 하지만 사람이 사랑의 반응을 하지 않자 실제적으로 진노가 있었다. 만일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행위를 계속했다면 사랑은 결코 이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헤치고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사람이 하나님을 믿기 시작하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죄의 세상 사이에 있는 큰 장벽을 무너뜨리고 궤멸시킨 사랑이 이러한 사람의 의지를 꺾어버렸다. 사람은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알고 하나님께 복종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셋째, 사람의 반응은 이전에는 두려움과 불순종으로 오염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사랑과 순종의 것으로 바뀌었다.
넷째,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성품은 본래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선한 것과 악한 것이 뒤섞인 것이었다. 사람의 죄가 그 선한 것을 악한 것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그 성품은 하나님이 사람과 대면하는 관계가 변한 것처럼 본질적으로 변하였다. 하나님의 지배적인 권능이 그 위에 역사하기를 시작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사람을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 안에서 완벽하게 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다는 것은 이 타고난 본성이 하나님의 빛에 전적으로 투명하게 비춰질 수 없거나 하나님의 은혜에 전적으로 순응할 수 없는 어떠한 요소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하나님이 죄를 용서하실 때 형벌을 면제한 적이 없고 단지 그 형벌을 심판에서 자애로운 징계로 바꾸었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의 행위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제한시킬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신 일에 대해 단지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이 사랑할 뿐만 아니라 최고로 지혜롭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사람이 갖는 하나님 형상은 사람이 존엄성을 갖는 근거다. 사람의 존엄성 문제는 기독교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의 전제가 바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도주의자들은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되 그것이 도덕상의 선과 동등한 것으로 본다. 곧 사람은 적어도 자기 자신의 힘으로 그러한 선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누군가 사람이 죄를 용서받거나 구원을 받으려면 하나님께 의존해야 한다고 말하면 그에게 그들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의 말을 퍼붓는다.
뿐만 아니라, 어떤 신학자들은 사람의 존엄성이란 도덕상의 선을 뜻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기독교 신앙을 긍정하면서도 사람의 존엄성을 부인할 수밖에 없다고 느낀다. 이것은 인도주의자들이 사람의 존엄성을 받아들이되 기독교 신앙을 부인하는 것과 같다. 가령, 영국의 루이스(C. S. Lewis)는 말하기를, ‘각 개인의 무한한 가치는 기독교 교리가 아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위해 죽으신 것은 하나님이 그에게서 본 어떤 가치 때문이 아니다. 각 개인의 가치는 하나님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보면 영이다.’ 루이스는 아마도 인격의 가치가 도덕상의 선을 내포하는 것이라는 전제를 받아들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전제는 잘못된 추상이다.
성경은 가르친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 그리스도인이 사람을 ‘하나님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람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께 이중적으로 의존적인 존재로 보아야 한다. <계속>
출처j...복음신문....피어선신학전문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신 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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