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옥한흠목사

[스크랩] 옥한흠 목사님께 올리는 공개 서신-국인남

새벽지기1 2016. 2. 24. 11:31

그 시절이 그리워서 이런 글도 올립니다.


엊그제 같은데...


 

옥한흠 목사님께 올리는 공개 서신


 


"목사님을 바라보는 수많은 성도와


목회자들의 기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국인남 edelweiss984@naver.com | 2010.02.23 16:15:52


 


 


저는 고 이중표 목사님 곁에서 비서로 사역했던 국인남입니다. 지난날 두 분께서 호형호제하시며 가까운 이웃으로 동역하셨던 그 시간이 사뭇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두 분께서는 근거리에서 서로 잘 섬겨 주며 교파를 넘어 한국교회 소통과 통합을 위해 큰 어른으로 우뚝 서 계셨습니다. 매년 가을이면 강단 교류를 할 정도로 화목을 보여 주신 아름다운 이웃이었죠. 그래서 사랑의교회 성도들과 한신 성도들은 은근히 강단 교류를 기대하며 이웃에 계신 두 분을 영적인 지도자로 존경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했답니다.


 


 



▲ 한신교회 고 이중표 목사(좌)와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우)


 


 


빈 잔의 축배


 


지난 시절 '한신목회자개발세미나' 때마다 옥 목사님을 뵈옵는 것은 저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사 대기실에서는 많은 목회자분이 이 목사님과 깊은 대화들을 나누지요. 대부분 최대, 최다, 최고의 목회자들이 나누는 대화는 더 크고 웅장한 교회를 위한 자신들의 비전과 자랑으로 넘쳐나며 더 큰 메가 처치에 집착해 있었죠.


 


그러나 수많은 대화 중 아직도 저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옥 목사님께서 65세 은퇴 의사를 밝히시자 이 목사님께서 "왜 그리 일찍 은퇴하시려 하십니까? 교인 숫자는 차고 넘치고 있는데…"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옥 목사님께서 이렇게 답변하셨지요.


 


"내가 나이 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교회가 노화되는 것이 안타까워 빨리 내려가려 합니다."


 


저는 사실 모처럼 자신을 비운 목사님 말씀을 듣고 감동과 함께 자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대형 교회의 채우고 넘침이 지나쳐 마치 교회가 개인의 사유 재산인 양 세습까지 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세상에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바로 전 시간에 오신 강사님은 70세가 다 되자 교단 법을 고쳐서까지 장수 무대를 펼칠 계획을 하고 있더군요. 그 큰 사자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자신을 비워 교회를 세우려는 옥 목사님의 살신성인 정신이 미래 한국교회의 밝은 등불처럼 보였답니다.


 


남은 자의 축배


 


그 후 이중표 목사님께서 별세를 외치시다가 갑자기 예수님의 참 별세의 세계로 입성하셨습니다. 성도들은 담임목사님 별세에 허망함에 차 있었지요. 다행히 영결 예배 때 옥 목사님께서 친히 설교를 해 주셔서 교인들은 많은 위로를 받았답니다. "이렇게 죄 많은 죄인은 부르지 않으시고 하나님나라를 위해 크게 쓰임 받을 귀한 종을 왜 데려가십니까? 왜, 기뻐하시는 종은 황급히 불러 가시고 나같이 보잘것없는 종은 남겨 두십니까? 귀한 종이 다 하지 못한 사역들을 남은 자들이 잘 감당케 하옵소서"라며, 애석해 하시는 옥 목사님 설교를 통해 모두가 함께 위로받고 울었습니다.


 


존경하는 옥 목사님. 동년배인 이 목사님을 갑자기 부르신 하나님의 뜻과 지금 옥 목사님을 이 땅에 남겨 놓으신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에 있으실까요. 사람마다 답은 다르겠지만 저의 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호흡을 주시고 이 땅에 남겨 두신 섭리는 구제와 선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집요하게 저를 붙잡거든요. 가끔 구약을 보다 보면 다윗이 그렇게도 원했던 성전 건축은 허락지 않으시고 자식 대에 이르러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당시 솔로몬이 지었던 성전도 웅장함과 거대함이 하늘을 찌르는 듯했지만 진정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셨는지요? 제가 본 사도행전 말씀입니다.


 


"솔로몬이 그를 위하여 집을 지었느니라. 그러나 지극히 높으신 이는 손으로 지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시나니 선지자의 말한 바 주께서 가라사대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등상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짓겠으며 나의 안식할 처소가 어디뇨"(행 7:47~49)


 


제가 아는 구약 성서에는 분명히 성전을 지은 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나라가 두 쪽이 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내분과 갈등으로 우상 숭배까지 이르러 훗날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 비참한 노예 생활이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목회자마다 성서를 보는 눈과 생각이 다르겠지만, 누구도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고 나서 나라가 망하는 사건은 대부분 함구해 버리더군요.


 


눈먼 헌금은 우상의 탑


 


오늘날 한국교회가 건축에 집착하여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현실을 아시는지요. 흔히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성당이나 교회 관광도 몇 군데 볼 수 있지요. 그 크고 웅장한 성당과 성전은 지금 무엇으로 변경되어 있는지 한번쯤 보셨을 것입니다. 술집, 호텔, 도박장으로 변경된 곳도 있고요. 술집은 그 옛날 성가대석이 바로 귀빈석이 되어 그 자리에서 "브라보"를 외치며 술잔을 부딪치고 있답니다. 물론 한국교회가 반드시 그들의 역사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성전에 앉아 예배드리는 연령대를 한 번쯤 분석해 보신다면…….


 


저 또한 한국교회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 사람입니다. 지난 시간 이중표 목사님 곁에서 동역자로서 함께했던 시간을 내려놓고 오랜 기간 아픔의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 목사님이 별세하신 후 교회 건축 문제로 서울 한신교회도 큰 혼란과 함께 갈등을 겪으며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지요. 저 또한 20년 섬겼던 교회를 떠나 2년여 동안 한국교회를 방황과 함께 순방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교회마다 재적 교인 허수로 빈자리는 이가 빠진 고령의 치아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돌아오지 않는 꿀벌이 되어 방황하는 자, 소수 가정 교회로 스며든 자, 영원히 교회를 떠난 자들로 한국교회에 젊은이가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묵인하는 안락한 벧엘을 떠나 <크리스천이여, 핸들을 꺾어라>라는 책을 출간했답니다. 건축에 집착해 있는 한국교회를 향해 글로 외칠 수밖에 없었지요. 옥 목사님과 오 목사님 일화도 썼습니다. 진정한 교회의 의미와 복음의 진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핸들을 꺾어 엠마오로 향해야 할 때임을, 지도자들부터 영적으로 깨어나야 할 때임을 생각합니다.


 


흔히 세금과 헌금은 눈이 멀었기에 쓰는 자가 임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호화 청사가 건축되고 매년 보도블록은 갈아 치워야 하고, 교회 각 예산은 목소리 큰 자가 더 많이 가져오고, 수시로 건물은 지어야 하는 것이 어찌 그리도 닮았는지요. 만약 개인의 돈이라면 결단코 그리 쉽게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금과 헌금에 눈을 달아 주고 싶을 뿐입니다.


 


흩어져 움직이는 교회


 


그동안 교회들을 탐방하며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문제는 옥 목사님 말씀대로 교회의 노화 현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교회 건축 문제가 지구 온난화 현상처럼 뜨겁게 교회의 본질을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옥 목사님. 지금 세상과 교회들은 너무나 큰 충격으로 혼란해 하고 있습니다. 옥 목사님마저도 건축에 집착하신다면 진정 복음의 진리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분명히 제자 훈련은 좁은 길로 가기 위한 신앙 훈련입니다. 훈련이 끝난 제자들은 흩어져야 하는 것이 성서적 아닐까요. 만약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 당시 흩어지지 않고 한자리에서 거대 집단을 만들어 건물 안에 안주했더라면, 우리가 감히 복음을 어찌 영접할 수 있었겠습니까. 제자들이 웅장한 건물 안에 안주하지 않고 흩어져 생명을 살리는 선교와 순교로 찢어졌기에 지금 우리는 복음 안에 있는 것입니다.


 


다시 엠마오로 돌아가 진정 주님이 기뻐하실 소명의 길을 찾으시기를 간구합니다. 목사님을 바라보는 수많은 성도와 목회자들의 기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오직 주만 바라본다지만 어찌 사람이 눈에 보이는 형상과 실체를 먼저 바라보지 않겠습니까. 목사님은 지금까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을 아끼는 사람들은 먼발치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기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옥 목사님. 이 시대 진정한 우상이 무엇일까요. 저는 이중표 목사님 곁에서 지금껏 한국교회의 아픔을 깊게 보아 왔습니다. 무엇이 참응답이고 무엇이 참승리인지, 다시 한 번 더 기도해 보시고 더 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크고 비밀스러운 답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늘의 우렛소리는 진정 한국교회를 향해서 건물을 지어 영광 돌리라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 숫자에 얽매인 양적인 성장만이 승리와 축복이 아니라는 것을 옥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받은 은혜였습니다. 오늘도 서초동 꽃마을 높은 철의 장막을 지나며 세상과 더 높은 담을 쌓는, 아니 하늘 끝을 향해 바벨을 쌓는 모습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 봅니다.


 


옥 목사님 개인 메일로 몇 번 글을 보냈습니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아 제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문전박대 마시고 공개편지를 보낼 수밖에 없는 성도의 소리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인지, 아니면 하늘의 우렛소리인지 크신 영으로 분별하시리라 믿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목사님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국인남 성도 드림


 


 


 


 

출처 : 은혜동산 JESUS - KOREA
글쓴이 : 죤.웨슬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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