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자신은 잊혀지게 하는 것이다. / 박영돈 교수
이것이 세상의 선생과 교회에서의 선생이 달라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교회의 선생은 사람들에게 참 선생님이신 주님을 가리키는 신호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호판이 너무도 화려하고 유별나게 치장되어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그 자체에 끌어 그 가리키는 대상을 선명하게 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영적인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선생들이 자신의 영적이고 학적인 탁월함으로 교인들의 마음을 홀려 주님께만 바쳐져야 할 그들의 존경심을 훔쳐 갈 수 있다. 마치 어떤 처녀를 순결한 신부로 한 남자에게 중매해야 할 이가 그녀를 교묘히 자신에게 꼬여 그 순결을 더럽히는 것과 같다.
우리 선생들이 얼마나 이런 짓에 능통한지 모른다. 요즘은 이런 짓을 고단수로 잘 하는 사람일수록 유명해지고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린 거물급 종교지도자가 된다. 은사와 카리스마가 남다르고 학식과 경륜이 많을수록, 고차원의 경건의 꼼수로 자신을 완벽하게 포장하는 영특함을 가진 사람일수록 이런 짓을 할 탁월한 잠재력과 위험성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 안에는 자신의 탁월함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켜 자신을 은밀히 추종하게 하려는 교주 근성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우상숭배자인 동시에 사람들이 우리를 숭배하도록 유혹하는 우상숭배 유발자들이다.
오늘도 나는 내 안에 내가 잊혀 지기보다는 주님은 잊혀져도 나는 영원히 기억되고 추앙받기 원하는 교주 근성이 꿈틀거림을 보며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고 외치며 옛 성인의 기도를 따라한다. ‘주여 저를 악한 자 저 자신으로부터 구원하여 주소서. 제가 죽지 않게 저를 죽여주소서.’
하나님께만 돌아가야 할 영광을 가로채려는 악한 자 내가 죽을 때 나는 주님만을 충실히 가리키는 것으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소박한 사인(sign)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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