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다. 사람들이 많이 오르지 않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맛이 제법 좋다. 숲 속 어딘가에서 실려오는 향긋한 내음..... 어딘가 꽃이 피어있다는 것이다. 참 좋은 느낌, 숲 속에 와야 느낄 수 있는 느낌이다. 한발, 두 발 오르며 자연에 녹아드는 사이 온몸이 땀에 젖는다. 쏟아지는 땀을 식히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계곡물에 몸을 담가 본다. 보는 이 없으니 이 또한 얼마나 자유로운 일인가. 물에 몸을 담근 채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니 녹색의 잎에 가려진 하늘에서 언뜻 언뜻 쏟아져 내리는 햇빛이 눈부시다. 쉰두 살의 여름이 싫지만은 않다. 하산길의 털중나리가 예쁜 모습으로 잘 가시라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