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은혜를 망각할 때 (출 15:22-27)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1. 06:50

해설:

홍해를 건넌 후에 이스라엘은 수르 광야에서 사흘 동안 줄곧 행진한다(22절). 광야 유랑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따라 행군했다. 오아시스가 있는 정착지에 이르기까지 밤낮으로 행군하다가 정착지에 닿으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다가 구름기둥이 움직이면 또 다시 이동했다. 사흘 동안 행군하여 그들은 '마라'라는 곳에 이르렀는데, 그곳에서 나는 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23절).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에게 원망하고 불평한다(24절). 

 

그러자 모세가 하나님께 나아와 부르짖는다(25절). 작은 불편과 고통에도 원망과 불만을 토로하는 백성들로 인해 모세는 좌절감을 느꼈다. 간절히 기도하다가 눈을 뜨니 앞에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모세가 그 나뭇가지를 꺾어 물에 던진다. 그러자 쓴 맛이 사라진다. "단물로 변하였다"(25절)는 말은 맛 좋은 물로 변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그곳에 진을 치고 머문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그들에게 "법도와 율례"를 정하여 주신다. 그 자세한 사정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마라에서 하나님은 처음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따라야 할 가르침을 주셨던 것 같다. 그 가르침을 주시면서 하나님은 당신을 "치료하는 하나님"(26절)으로 계시하신다. 

 

마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머문 기간은 얼마인지 알 수 없다. 얼마 후, 진 위에 머물렀던 구름기둥이 떠올랐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라를 떠나 행군하다가 엘림에 이른다. 그곳에는 "샘이 열두 곳이나 있고, 종려나무가 일흔 그루나 있었다"(27절). 오래도록 머물기에 적당한 곳이었다는 뜻이다.

 

묵상:

이스라엘 백성은 사흘 전에 홍해에서 놀라운 이적을 경험했습니다. 추격해 오는 이집트 군대로 인해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마른 땅을 밟아 바다를 건넜고, 그들을 추격해 오던 이집트 군대는 한꺼번에 수장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상 가장 놀라운 이적이었습니다. 

 

그 놀라운 이적을 경험한 후, 그들은 사흘 밤낮을 걸어 물이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흘 밤낮을 걸었으니 그들은 허기와 갈증에 시달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는 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삽시간에 동요와 소요와 원망과 불평의 바이러스가 퍼집니다. 그들은 사흘 전에 경험한 놀라운 이적을 까맣게 잊고 모세를 향해 원망을 퍼붓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당면한 현실에 너무도 쉽게, 너무도 강하게 사로잡힙니다. 눈 앞에 당한 현실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합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 안에서 길을 떠난 상태입니다. 그 때 그 때의 현실이 어떻든지 상관 없이 그들은 하나님의 손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믿는다면 눈 앞의 현실로 인해 일희일비 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어려운 현실을 만날 때마다 과거의 모든 은혜를 망각하고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 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절망하고 불평하고 원망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오늘 영적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의 마음에도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기도:

주님, 마라에서 모세를 향해 불평 불만을 퍼붓는 이스라엘 백성을 탓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형통할 때만이 아니라 불통할 때에도, 성공할 때만이 아니라 실패할 때에도,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약할 때에도 주님께 한결같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