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는 어떤 장사꾼을 만난다.
이 장사꾼은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환약을 팔았다.
“왜 이런 약을 팔고 있어요?”
“이 약을 먹으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절약돼.”
전문가들의 계산에 의하면 이 약을 먹으면
일주일에 53분이 절약된다고 한다.
“그럼 그 53분으로 무얼 해요?” 하고 어린왕자가 묻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지...” 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어린왕자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보고 만일 그 53분을 마음대로 쓰라고 하면,
나는 신선한 물이 솟아오르는 샘으로 천천히 걸어가겠어.
물 마시는 시간까지 아껴서 취미 생활을 하거나
돈벌이를 하는 게 어른들의 사고방식이다.
그런 방식으로 인생을 즐긴다.
세척기를 들여다 놓으면 설거지 시간이 절약될 것이다.
그 시간에 티브이를 보든지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거나 잡담을 한다.
그걸 지혜로운 삶이라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왕자라고 한다면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설거지를 하러 갈 것이다.
지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아무 차이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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