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앞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간구했던 다윗은 이제 눈을 돌려 불신의 세상을 묘사한다. “어리석은”(1절)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나발’은 지능이 낮거나 지식이 부족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판단과 고집대로 살아가는 완고한 상태를 말한다. 반면 “지혜로운 사람”(2절)은 열린 마음으로 진실을 구하는 사람이다. 어리석음의 절정은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이고, 지혜의 근본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부정은 죄악으로 흐르고, 그분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바르고 의로운 길로 향한다.
불행하게도,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부정하고 자신의 판단과 고집을 따라 살기를 선택한다(3절). 그들은 죄악을 일삼으면서도 하나님 두려운 줄을 모른다(4절).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이 의인의 편이라는 사실을 마침내 알게 될 것이다(5절). 그들이 괴롭힌 가난한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보호하실 것이기 때문이다(6절).
7절은 전승 과정에서 후대에 첨가되었을 것이다. 바빌로니아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은 다윗의 기도를 자신들의 상황에 적용했던 것이다. “하나님, 시온에서 나오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여 주십시오”(7절)라는 기도에서 “시온”은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킨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거하신다고 믿었다. 바빌로니아에서 포로로 살고 있는 그들에게 잡혀온 시온은 너무 멀었다. 바빌론에서 시온까지의 거리는 그들과 하나님 사이의 거리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다윗이 드린 기도를 읽으면서 속히 구원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그들은 장차 조국으로 돌아갈 날을 상상한다. 그 상상만으로도 그들의 마음에는 기쁨이 들어찼다. 진실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히 11:1)이다.
묵상:
우리가 매일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것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시편을 읽고 묵상하는 이유도 그 기도를 지금 나의 상황에서 드리는 기도로 삼기 위한 것입니다. 14편은 바빌로니아에서 포로로 살고 있던 유대인들이 시편을 그들의 상황에 적용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1절부터 6절까지는 그들에게 전해진 다윗의 시편입니다. 유대인 포로들은 이 시편을 읽고 나서 그들의 상황에 적용하여 기도 올립니다. 그들은 지금 행악자들에게 압제 당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주님께서 행악자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전합니다. 다윗의 확신이 옳다면, 하나님께서 유대인 포로들을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손에서 건져 주실 것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윗의 시편 마지막에 자신들의 기도를 첨가해 넣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다윗이 전해 준 확신 그리고 유대인 포로들이 붙들었던 그 확신을 붙들어야 합니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불신을 선택하고 죄악으로 기울어져도,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의롭게 살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악한 이들에게 무시 당하거나 조롱 당할 수 있습니다.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박해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죄악에 손을 담그고 싶은 유혹도 받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의인들을 보호하시고 구원해 주신다는 확신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 시편이 보존되어 우리에게 전했졌다는 사실은 다윗의 확신도, 포로로 살던 유대인들의 확신도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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