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창조하시고
저를 세상에 있게 하신 하나님,
당신께서는 저에게 귀를 주셨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총인지요.
귀로 인해서 소리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을 알게 되었으니
제가 어찌 감사 찬송을 부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미련한 저는 저의 작은 경험만을 기준으로
적당하게 소리를 분별하면서 살아갑니다.
정작 필요한 소리에는 귀를 닫고
필요 없는 소리에 귀를 열 때가 많습니다.
이제 고막의 떨림을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에
저의 몸 전체가 함께 공명되기를 원합니다.
소리에서 존재의 희열을 느끼며 살기 원합니다.
봄바람이 아파트 창문을 흔드는 소리,
대나무 숲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
갓난아기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제 고막이 포착할 수 없는 소리도,
즉 새싹이 대지를 뚫는 소리,
밤안개가 지붕에 앉는 소리,
햇살이 영산홍 잎사귀에 와 닿는 소리,
지구가 자전하면서 내는 소리도 듣고 싶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가 듣고 싶은 소리는
하늘의 천사들이 부르는 합창소리,
‘빛이 있으라!’는 하나님의 창조 언어입니다.
우리에게 들을 귀를 요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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