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개 조항 신학 명제의 두 번째 큰 주제는 교황무오설이오. 개신교 신자들이 로마가톨릭을 비판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오. 교황도 인간인데, 어떻게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제기요. 옳은 주장이오. 교황은 인간이오. 그도 우리와 똑같은 인격과 감정을 안고 살아가오. 그의 판단도 잘못될 수 있소. 지금의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도 말실수를 자주 하오. 지난 2천년 동안 수많은 교황들이 있었는데, 문제가 없는 교황이 왜 없겠소. 교황무오설은 인간 교황이 무오하다는 뜻이 아니오.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가톨릭교회가 무오하다는 것이오. 왜냐하면 교황은 교회의 수장이기 때문이오. 이 문제는 결국 교회론에 달려 있소.
로마가톨릭교회는 사제 중심의 교회관을 주장하오. 사제가 없는 교회는 성립이 안 되오. 사제가 없는 예배는 없소. 사제는 신자와 하나님을 중재하는 자리에 있소. 그런 사제의 수장이 교황이오. 개인 교황은 잘못을 행할 수 있어도 로마가톨릭 전체가 잘못을 행할 수는 없다는 거요. 아니 역사적인 어느 순간에 판단을 잘못 할 수는 있지만 곧 교정할 수 있으며, 교회 자체는 거룩한 기구이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거요.
그들의 주장을 개신교회의 성서무오설과 연관해서 생각해보시오. 개신교회의 많은 사람들은 성서가 무오하다고 믿고 있소. 문자의 차원에서도 무오하다고 믿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최소한 전체의 가르침이 무오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믿소. 잘 생각하시오. 성서가 무오하다면 교황이 무오하다는 말도 성립이 되오. 왜냐하면 성서는 바로 교회에서 나온 문서이며, 교회에 의해서 경전으로 결정된 문서이기 때문이오. 경전을 결정한 교회의 수장이 바로 교황이라는 말이오.
루터는 이런 교황무오설에 강력히 맞섰소. 이는 곧 가톨릭의 교회관에 대한 전면적 도전인 거요. 사제가 없는 교회, 사제가 없는 예배가 있을 수 없다는 가르침을 거부했소. 그는 만인이 사제라는 폭탄선언을 했소. 모든 사람은 직업적인 사제의 도움 없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수 있다는 것이오. 이것이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주장이었소. 만인제사장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면 이제 자연스럽게 교황무오설은 설 자리가 없게 되오.
오늘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성서문자주의요. 교황무오설과 성서문자주의는 똑같소.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오. 가톨릭교회는 교황을 절대화하고, 개신교회는 종이를 절대화한다고 말이오. (2010년 10월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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