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종교개혁 493주년(4)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22. 05:45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교회가 거의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장로교회, 감리교회, 침례교회, 하나님의 성회, 성결교회 등, 교파를 막론하고 세계 톱은 모두 한국이 차지하고 있소. 여의도순복음 교회는 교인수가 자그마치 70만명 내외라 하오. 믿기 힘든 숫자요. 몇 년 전부터 지성전을 독립시키고 있으니까 전체 숫자는 줄었을 거요. 그 외에도 1만 명을 넘는 교회는 부지기수요. 몇 천 명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오.

 

     이런저런 이유로 대형교회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제삼자가 시비를 걸 수는 없소. 작은 교회도 능력이 못 미쳐서 그렇지 속으로는 모두 대형교회를 부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니 대형교회는 문제가 되고 작은 교회는 아니라고 말할 것도 없소. 나는 지금 교회의 본질이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 게 아니오. 그런 차원에서 보면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로부터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 나온 거요. 교회의 단일성에서 볼 때 한국교회의 빈익빈부익부는 철저하게 비신앙적인 현상이오. 그런 문제는 접어두고 모두가 목을 매고 있는 교회 성장의 효율성이라는 차원에서만 말하고 싶소.

 

     나는 1만명 교회 하나가 있는 것보다는 1천명 교회 10개가 있는 것이, 더 나아가 500명 교회 20개가 있는 것이 기독교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오. 교회의 적정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한 숫자로 말할 수는 없소. 너무 작아서 50명이 모이는 교회라면, 그것도 문제이긴 문제요. 50명이 모이면 최소한의 자립도 불가능하오. 300명 정도가 주일 공동예배에 모이는 교회라고 한다면 꽤 괜찮은 교회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요. 그러나 500명 정도가 모인다면 여유를 갖고 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거요.

 

     1만 명 모이는 교회 하나보다 500명 보이는 교회 20개가 교회의 역할이나 기독교 전체의 성장에서 더 효율적인 이유를 여기서 일일이 나열하지 않겠소. 초대형교회가 넘쳐나는 한국의 개신교회보다 고만고만한 교회만으로 구성된 한국의 가톨릭교회가 훨씬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만 지적하고 싶소. 물론 가톨릭교회도 큰 교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개신교회와는 격이 다르오. 가톨릭교회는 아무리 괜찮은 신부가 목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제도적으로 무한정 클 수가 없게 되어 있소. 그대도 다 아는 것이니 말을 줄이겠소. 한국교회의 성장은 초대형교회의 몸집을 어떻게 연착륙의 방식으로 줄여나가는가에 달려 있소. 1만 명 이상 모이는 교회가 없어지는 날이 바로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하오.(2010년 11월1일,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