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교 “우리의 주인은 한 분이다!”에서 못 다 한 말을 오늘 보충하고 싶소. 돈 안 드는 삶의 영역을 확대하고, 거꾸로 돈 드는 영역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소. 돈의 지배를 받는 게 아니라 돈을 다스리는 삶을 가리키오. 그게 쉽지는 않소. ‘돈이 웬수’라는 말도 있소. 돈 때문에 웃고, 돈 때문에 우오. 이수일과 심순애의 애달픈 사연도 역시 돈이 문제였소. 여자는 사랑에 기울어지오, 아니면 돈에 기울어지오? 요즘의 세태는 더 노골적으로 돈을 밝히고 있소. 돈을 많이 벌면 유능한 사람으로, 못 벌면 무능한 사람으로 간주되오. 목사도 교회 헌금을 끌어올릴 때 능력 있는 목사로 인정을 받소. 이런 세상에서 돈 안 드는 삶이 가능하겠소?
돈 안 드는 삶의 영역을 몇 가지 예로 들었소. 숨쉬기, 세상보기, 교회본질 찾기 등이오. 동네 아이들과 이야기하기도 돈이 들어가지 않소. 햇볕 쬐기, 외로운 사람에게 말 걸어주기, 동네청소하기 등도 돈과 상관이 없소. 집 청소와 설거지 하기도 돈이 안 드오. 이런 일들을 재미없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거요. 쇼핑, 부동산 투기, 고급 레스토랑에서 양식 먹기처럼 돈이 많이 드는 일들에서나 신바람을 느끼는 사람들이오. 큰 착각이오. 생각해보시오. 여기 5만 원짜리 점심을 먹는 사람과 5천 원짜리를 먹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누가 맛있게 먹을 수 있겠소? 배고픈 사람이오. 배가 고프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비싼 먹을거리를 놓고도 맛있게 먹을 수가 없소. 브라질의 아마존 밀림에서 사는 원주민들은 거의 돈이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오. 그들은 그냥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먹는 것만으로 행복하오.
오늘 돈이 많아야만 행복하다는 착각을 벗어나야 하오. 물론 오늘의 세상에서 돈 없이 살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오. 그렇기 때문에라도 우리는 돈의 역할을 자꾸 줄어가야 하오. 위에서 숨쉬기, 햇볕 쬐기를 말했지만, 그런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에서 돈의 역할을 줄여나가야 하오. 일단 교회만 놓고 말해봅시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헌금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소. 그걸 줄여나가야 하오. 헌금은 적게 하고, 교회 운영을 돈 적게 들어가게 하는 거요. 헌금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소만 줄일 수는 있소. 경조사비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오. 그것도 대폭적으로 줄여야 하오. 조 아무개 경찰청장은 조의금으로 받는 돈이 1억 몇 천만 원이라고 했소. 이런 문제를 단 시일에 고칠 수는 없소. 사회구조와 관습이 고비용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오. 그런 상황에서도 개인들이 생각만 정확하게 한다면 상당한 부분에서 돈의 역할을 줄일 수 있소.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보다는 적게 벌어서 적게 쓰는 게 훨씬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분명하오. 동의하시오? (2010년 9월20일, 목, 비와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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