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교회에 다니오? 주일을 기다리는 쪽이요, 아니면 피하는 쪽이요? 당연히 기다리는 쪽일 거요. 그리스도인이 주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불행한 일이오. 불행한 일들이 드물지 않는 것 같소. 주일에 나갈 교회가 없거나 교회에 나가봐야 재미도 없을 경우가 그렇소. 교회가 주변에 지천으로 깔렸는데도 나갈 교회가 없다는 건 나도 직접 경험해 보았소. 교회를 맡지 않고 있을 몇 달 동안 여러 교회를 순회했었소. 대개 실망했소. 예배 분위기가 일단 경건하지 않았고, 예배 순서도 영적인 긴장감과는 관계가 없었소. 설교는 말할 나위도 없었소. 교회의 관심이 온통 자기에게 쏠려 있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소. 거기서는 하나님 나라, 창조의 세계, 종말론적 통치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소. 이럴 때는 주일이 오는 게 별로 반갑지 않소.
그렇다면 재미라도 있어야 교회에 나갈 맛이 날 거요. 교회 나가는 재미가 무엇이겠소? 사람과의 친교요. 오랜 된 교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오. 한평생을 같은 교회에서 지내면서 사귄 사람들을 만나는 건 큰 재미요. 서로 의기투합이 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소. 교회 행사도 재미라면 재미요. 그것이 신앙적이든 않든 상관없이 교회 행사라는 자체만으로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오. 사람 만나는 재미와 행사에 참여하는 재미가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이는 동기로 작용할 때가 많소. 그대는 지금 그런 재미라도 있소?
솔직하게 말해보시오. 그대는 예배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주일을 기다린 적이 있소? 그게 없다면 신앙적인 위기요. 아무리 교회에 열심히 나간다고 해도 영적으로 위기요. 예배를 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늘 일어나는 건 아니오. 예배는 아주 간단히 습관으로 떨어진다오. 예배의 매너리즘을 그대도 경험했을 거요. 찬송을 불러도, 기도를 드려도 큰 감동으로 와 닿지가 않소. 무조건 열광적인 예배가 좋다는 뜻이 아니오. 차분한 예배라고 하더라도 영혼의 울림은 반드시 필요하오. 목사도 마찬가지요. 예배의 영성에 집중하지 않는 목사는 청중을 닦달하는 데만 마음이 가기 마련이오. 그것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든, 나쁜 쪽으로 작용하던 결과는 비슷하오. 아무런 감동도, 울림도 없는 예배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다시 사람이 만든 다른 재미를 찾게 되오. 그런 재미라도 없으면 교회에 계속해서 나갈 수 없기 때문이오.
내일이 주일이오. 그대는 주일을 기다렸소? 교회에 나가 진정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시오. (2010년 9월18일, 토, 점점 높아지는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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