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천안함, 어찌할 것인가?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8. 06:45

    9월13일에 천안함 사고에 대한 정부의 최종 조사보고서가 나왔소이다. 그 보고서를 직접 읽지는 못했겠지만 매스컴이 전하는 간략한 내용은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총괄하면 천안함이 북한의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서 침몰 당했다는 것이오. 지난 6월20일에 발표한 중간 조사에서 진전된 내용이 거의 없소이다. 중간 조사 발표 후에 쏟아진 의문점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아무 것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소.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창작과 비평>,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서프라이즈 등을 보면 알 것이오.

 

     이번 최종 보고서에 대한 중앙지들의 반응도 서로 다르오. 내가 본 것만 말하면 한겨레와 경향은 가장 분명하게 문제를 제시했고, 중앙과 동아는 이것으로 일단락하자고 주장했고, 조선은 조사내용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도 결론적으로 국회 조사를 통해서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라고 주문했소. 조선의 입장이 특이하오. 정부의 입장에서 조금씩 발을 빼는 건 아닌가 모르겠소.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발언을 친북 좌파로 몰아가던 조선일보가 작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큰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크게 의식했기 때문일 거요. 중간 조사 때는 정부의 견해를 지지하던 여론이 70%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70%가 믿지 않거나 반신반의한다는 것이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9월1일 뉴욕타임스에 글을 기고했소. 러시아의 고위급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소. 천안함을 조사한 러시아가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고 미국 오버마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오. 자신이 보기에도 남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애를 쓰던 그 시기에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오. 그는 3일 교통방송 영어FM과의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고 해역은 암초와 어망, 기뢰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지역이어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오. 그레그는 주한 대사를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보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다는 이번 최종보고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지금의 정부가 그것을 확신하고 있다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소. 46명의 군인이 죽고, 초계함이 침몰하는 공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당연히 보복 공격을 해야 하는 것 아니오? 그것은 정당방위에 속하오.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1, 2년 동안은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유무형의 압박을 가해야 하는 것 아니오? 그런데 최종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에 제2 개성 공단을 세울 수도 있다는 말을 했소. 물론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단서를 달았소. 이 사건은 이렇게 한 두 마디로 사과하고 말고의 성질이 전혀 아니오. 내 생각에는 지금 남한 정부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는 듯하오. 이미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했던 것을 취소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을 다른 나라는 고사하고 우리 국민에게도 설득하기 어려운 처지오.

 

     최선은 일단 실체적 진실을 찾는 것이오.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그렇게 해야 하오. 이를 위해서는 이미 많은 시민단체와 야당에서도 주장했던 바이고, 좀 생뚱맞아 보이기는 하지만 조선일보가 이번에 제기한 국회 조사가 필수요. 정부가 그럴 용기가 있을 거라고 보오? 못할 거요. 그냥 대충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보낼 거요. 나름으로 천안함 출구전략을 통해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애를 쓸 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천안함 문제는 지금 정부의 기대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거요. 그 이유는 두 가지요. 군 당국이 많은 정보를 국익이라는 말로 감춰두고 있지만 계속 감춰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 문제가 너무 많다는 것이 하나이고, 이 문제가 단순히 정권의 도덕성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한민족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라는 사실이 다른 하나요. (2010년 9월15일, 수, 높은 하늘과 뭉게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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