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신이 된 심리학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8. 06:34

     오늘 그대에게 책 한권을 소개하오. <신이 된 심리학>이오. 지은이는 폴 비츠이고, 역자는 장혜영이고, 출판사는 새물결플러스요. 요즘 새물결플러스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내고 있소. 폴 비츠라는 사람은 내가 처음 보는 이름이오. 1953년부터 1957년까지 미국 미시간 대학교 학부를 다녔다 하오. 그 뒤로 석사와 박사까지 심리학을 전공한 분이오. 지금 70 대 중반의 나이인 것 같소. 그가 문제로 삼는 것은 자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미국의 현대 문명과 종교현상에 대한 비판이오. 이런 현상의 기초가 바로 심리학이라 하오.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심리학을 비판하는 것은 자기부정처럼 들리겠지만, 그가 심리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오.

심리학이 종교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오. 그가 말하는 다섯 가지 명제는 아래와 같소. 이 명제만 기억해도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소.

 

1. 종교로서의 심리학은 존재할 뿐 아니라 미국 도처에 강력하게 자리한다.

2. 종교로서의 심리학은 종교를 떠나서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비판받을 수 있다.

3. 종교로서의 심리학은 철저히 반(反)기독교적이다.

4. 종교로서의 심리학은 학교와 대학, 그리고 사회 제도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데, 그 자금은 수백만 기독교인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된다. 세속적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기 위해 세금을 이렇게 사용하는 것은 중대한 정치적, 법적 문제를 야기한다.

5. 종교로서의 심리학은 수년 동안 개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들을 파괴해왔다. 하지만 이 세속적 학설의 논리가 최근에야 이해되기 시작했고,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숭배의 공허함을 발견하게 되면서 기독교는 의미와 생명을 제공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얻게 되었다.(15 쪽)

 

     폴 비츠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나도 기본적으로 동의하오. 기독교 신앙이 마치 처세술처럼 다뤄지는 교회 현상이 바로 그것이오. 심리적인 위로를 얻거나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이오. 이런 일들은 미국과 한국교회에 비일비재하오. 오스틴 목사의 <긍정의 힘>이 대표적이오. 기독교 신앙이 완전히 자아성취의 수단이 되고 있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복음찬송 노랫말도 그 토대는 비슷하오.

 

     폴 비츠는 심리학의 사도들로 다음 같은 이들을 꼽았소. 칼 융, 에리히 프롬, 칼 로저스, 에이브러햄 매슬로, 롤로메이가 그들이오. 비츠의 설명을 여기서 다 전할 수 없소. 재미있으니 기회가 되면 직접 읽어보시오. 그 핵심은 ‘자아주의’요. 이런 심리학은 자아를 강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소. 그가 예로 든 기독교 전통이 여럿이 있는데, 그중에 경건주의도 포함되오. 그가 말하는 경건주의는 아마 각성운동을 가리키는 듯하오. 부흥운동과 맥이 닿소. 이런 기독교 운동이 왜 문제인지는 그대도 잘 알고 있을 거요. 하나님의 말씀과 신학과 계시보다는 인간의 종교경험에 토대를 둔다는 사실이 그것이오. 결국 이런 기독교 운동은 자아실현이라는 거대한 현대주의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소. 아무리 기독교적인 용어로 포장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집중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국 인간을 파괴하기 마련이오. 왜냐하면 자기집중이 죄이기 때문이오.

 

    폴 비츠는 문명 비판자요. 그의 안목은 정확하오. 특히 미국교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에서는 그의 분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소. 다만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은 폴 비츠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오. 그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오. 보수주의자라기보다는 정통주의자라고 하는 게 좋겠소. 이런 경향이 그의 책을 읽는데 크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거요. 이 책에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간단하지만 두 번이나 거론된다오. (2010년 9월13일, 월, 높은 구름, 푸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