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나가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 더 솔직하게 생각해봅시다. 사실 솔직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소. 사람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이중적인 행동과 판단을 내릴 뿐만 아니라 자기 합리화에도 빠르기 때문이오. 그런 동물은 지구에 사람이 유일하지 싶소. 이런 한계를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솔직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할 필요는 없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에 나가는 이유를 ‘구원’과 연결시키고 있을 거요. 교회에 나가면 구원받는다고 믿는 거요. 그걸 확신하는 사람도 있고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요. 확신이 오락가락하기도 하오. 일반적으로만 본다면 신앙생활 초창기에는 그런 확신이 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약해지는 것 같소. 신앙생활의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요. 구원의 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 신자들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오. 교회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오. 그런 것으로 구원의 확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소. 결국 대개의 신자들은 또 다시 습관적인 신앙생활에 떨어지고 만다오. 구원에 대해서 별로 깊이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교회를 그냥 다니게 되오. 이런 약점을 파고든 이들이 바로 소위 ‘구원파’요. 그들은 모든 신앙생활을 구원의 확신으로 몰아가오. 그런 방식의 신앙생활이 어떻게 왜곡되는지는 여기서 설명하지 않겠소.
내가 보기에 신자들이 구원에 대해서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교회에 나가는 이유는 그런 방식으로라도 교회와 연결되어 있어야만 구원에서 제외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또는 뜨거운 믿음이 있기 때문이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해도 이해하시오.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소. 자동차 보험은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만 효력이 있지 사고가 나지 않으면 다 헛수고가 되오. 헛수고가 될지 모르지만 보험을 드는 이유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는 거요. 그런 대비가 없으면 불안해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가 없소. 다시 그대에게 묻소. 왜 교회에 나가시오? 왜 나가야만 하오? 혹시 구원에서 제외될까 불안해서 보험을 든 건 아닌지.(2010년 6월26일, 토요일, 봉하마을에 다녀온 날, 구름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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