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
(고린도후서 7:9-10)
9 내가 지금 기뻐함은 너희로 근심하게 한 까닭이 아니요 도리어 너희가 근심함으로 회개함에 이른 까닭이라 너희가 하나님의 뜻대로 근심하게 된 것은 우리에게서 아무 해도 받지 않게 하려 함이라
10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후회할 것이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를 이루는 것이요 세상 근심은 사망을 이루는 것이니라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2004, 멜 깁슨 감독)는 예수님이 고난받으시는 처절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근심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모성으로 인해 근심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잡혀 처형되는 과정에서 순간순간 등장하는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합니다. 비단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시각이 아니라도 고통받으시는 주님을 보는 누구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이런 인지상정에 근거한 근심을 합니다. 가족을 향해, 동료를 향해 연민과 사랑을 근심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정치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근심하는 총독 빌라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빌라도는 그의 아내가 근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결국 묵살했습니다. 한번 더 민란이나 좋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면 황제의 신임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정치적 위기를 빌라도는 근심합니다. 빌라도의 고민은 오늘 자신의 직업적인 입지와 성공에 대한 열망 때문에 예수님을 믿기 힘든 직업인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국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결정했고 그의 근심은 세상 근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셋째는 자신의 출세와 부를 위해 근심하는 가룟 유다를 볼 수 있습니다. 목격자인 제자 요한에 따르면 유다는 재정을 담당하면서 공금을 빼돌렸습니다. 예수님을 유대교 당국자들에게 넘겨주며 유다는 돈주머니를 건네받습니다. 떨어진 은화를 쓸어 담는 유다의 손과 눈에는 탐욕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그의 근심 역시 구원에 이르는 근심이 아닌 대표적인 세상의 근심이었습니다.
영화는 예수님을 따르다 실수하여 근심하는 베드로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베드로의 근심은 오늘 많은 크리스천들의 자화상을 반영합니다. 베드로는 체포되어 심문받는 죄수 예수님의 제자임을 거부하고 결국 배반했습니다. 죽음의 자리까지 가겠다고 장담했건만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근심하며 회개했습니다. 예수님이 안타깝게 걱정하시는 눈빛, 바로 그 사랑의 눈빛을 보고 크게 울었습니다. 우리도 베드로와 같이 호언장담하며 예수님의 제자 노릇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넘어지고 좌절할 때 우리는 근심하며 주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 영화는 온 세상의 근심을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부각합니다. 바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입니다. 영화는 예수님이 겟세마네동산에서 처절하게 기도하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큰 근심과 고통을 전망하면서 간절하게 하나님의 뜻을 찾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온 세상 사람들의 모든 고민을 한 몸에 안고 십자가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이 그토록 고통스러운 십자가 형벌을 당하셔야 했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바로 세상 모든 사람의 근심과 허물과 죄를 홀로 지고 가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빌라도와 유다의 근심은 사도 바울이 말하는 “세상 근심”입니다. 세상 근심의 끝은 사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구원에 이르게 합니다. 베드로처럼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회개에 이르게 하고 결국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게 해줍니다. 이런 근심만이 생명을 가져다줍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근심을 하고 세상 근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의 기도
하나님, 일터의 동료들이 하는 세상적 근심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만 하도록 도와주소서.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며 세상 사람들의 근심에 휘둘리지 않게 인도해 주소서. (by 원용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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