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컬럼

신앙은 장기전이다 / 신동식목사

새벽지기1 2024. 5. 20. 05:21

요즘 생소한 것을 많이 배웁니다.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성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지는 것을 봅니다.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였는데 새로운 영역에 대한 무지는 여전합니다. 물리학의 영역도 무지하고, 금융경제에 대하여도 무지합니다. 그리고 기후 위기와 농업도 무지한 것이 많습니다. 경영학 중에서도 HRM(human resource management)을 공부하였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경영 리더쉽을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인적 자원 배치와 같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작게나마 압니다. 여러 가지 기웃 거린 것이 있지만 전문적인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성도들과의 대화에서 정말 많은 지식을 얻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속 경영의 관점에서 본 장기 사업, 장기 투자입니다. 김항석 집사님이 가져온 유향은 나무에서 얻는 데 보통 나무가 100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사막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나무 하나가 키워지는데 한 순간에 만들어 질 수 없습니다.

 

박종한 집사님은 장기 투자를 통하여 불합리한 기업의 지배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건강한 기업을 만드는 일에 세계관이 분명한 투자자의 자리에 의미 있음을 배웠습니다. 모두가 단기 투자로 돈만 벌려고 하는 세상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건강한 기업을 만들려고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이 두가지 모두 긴 호흡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김윤진장로님이 하시는 농업의 영역도 단기간의 어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긴 호흡을 가진 장기전입니다. 삶의 영역에서 분투하고 있는 성도들의 이야기는 생생한 지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줍니다.

 

이 땅의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뤄지는 것이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해결되는 것도 없습니다. 빨리 가다가 큰 실수를 하는 것을 봅니다.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에서 조금 일찍 가고자 빨간불에서 건너다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봅니다. 맛있다고 음식을 빨리 먹다가 체하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빠른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신앙의 영역도 그러합니다. 신앙은 빨리 성장하는 일이 없습니다. 첫사랑은 매우 뜨겁지만 쉽게 식어집니다. 한국교회가 성장할 때는 엄청났습니다. 교회당이 세워지기만 하면 교인들이 몰려왔고 중대형교회가 세워지는 일은 쉬웠습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인을 가진 교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커진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작은 교회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우스울 수 있습니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하기 위하여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의 쇠퇴는 심각합니다. 출산율의 저하는 곧 교회가 가진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증거입니다. 교회의 폐쇄와 함께 목사가 목회 외에 한시적 직업을 갖는 안타까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교회의 현실이 어렵다는 반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는 한국교회를 지탱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쇠퇴는 자명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교회의 현실 앞에서 우리의 길을 물어봅니다.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생각합니다. 건강한 교회를 소망하고서 세웠는데 바르게 가고 있는지 질문합니다. 우리 역시 조급증에 빠져있지는 않는지 생각합니다. 교회가 세워진지 2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은 교회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른 교회는 잘 성장하는데 우리 교회는 여전히 성장 중에 있는 것이 혹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각 성도의 신앙 년수를 생각하면 신앙의 성장은 숫자만큼 자랐는지 생각해 봅니다.

 

교회의 목적인 성장에 있는지, 주님 맞이하심에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잠시 있다 사라지는 교회인지, 세대를 이어 교회를 세울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첫사랑에 반짝이는 삶을 살 것인지, 오랜 시간 동안 묵직한 사랑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신앙은 장기전입니다. 교회도 장기전입니다. 20년은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면 20미터 온 것입니다. 그런데 마라톤인 42.195미터를 생각한다면 이제 출발한 것입니다. 신앙은 100미터가 아닙니다. 마라톤과 같습니다. 이제 교회가 출발하였습니다. 말씀으로 다지고, 기도도 세우고, 사랑으로 품어야 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복음의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장기전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목회자가 나와서 이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된 교회입니다. 더욱 힘을 다하여 다지고 세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