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는 “세상을 창조한 것에 대한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이 제목은 이 책의 첫 두 장에만 해당한다 할 수 있습니다. 영어 성경도 이 책의 제목을 Genesis라고 했습니다. 이 제목은 구약성서를 헬라어로 번역한 <칠십인역>이 붙인 제목에서 나왔습니다. 히브리서 성경에서는 ‘베레시트’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책의 첫 글자를 제목으로 삼는 히브리인들의 관습에서 나온 것입니다. 헬라어로 성경을 번역한 사람들은 헬라어 ‘게네시스’를 제목으로 잡았는데, 이것은 “기원” 혹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창세기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11장: 인류의 기원과 발전
1-2장: 창조 이야기
4-5장: 타락 이야기
6-9장: 심판 이야기(노아)
10-11장: 타락 이야기(바벨탑)
12-50장: 이스라엘의 족장들 이야기
12-23장: 아브라함 이야기
24-26장: 이삭 이야기
27-36장: 야곱 이야기
37-50장: 요셉 이야기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인류의 기원과 발전보다는 이스라엘 족장들의 이야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창세기”라는 이름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내용으로 본다면, “족장기”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렸을 것입니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왜 한 민족을 선택하여 제사장의 나라로 삼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또한 하나님과 족장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이 드러납니다. 아울러, 이 책은 이스라엘 백성이 왜 이집트로 내려가 노예로 살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창세기의 내용은 역사 이야기입니다. 현대 독자들은 실증적 역사관에 물들어 있어서 역사 이야기를 읽을 때 본능적으로 “이 기록이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역사 교과서는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쓰인 것이므로 그렇게 읽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역사 이야기들의 관심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통해 하나님의 성품, 인간의 본성, 인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인간의 반응 같은 중요한 주제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따지면, 창세기는 태초의 시점에서부터 야곱의 가족이 이집트로 이주하는 시기까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야곱의 가족이 이집트로 이주한 시기를 대략 주전 1600년 정도로 잡습니다. 따라서 창세기의 역사 이야기들은 장구한 세월 동안 일어난 일들에 대한 몇 장의 기록 사진에 불과합니다. 등장 인물로 보더라도 그들의 긴 인생 여정에 비하면 기록된 이야기들은 몇 장의 스냅 사진과 같습니다. 그러니 그 자료를 사용하여 정확한 과거 역사를 재구성해 내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는 다만 창세기 전체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보아야 하고 이야기 하나 하나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읽는다면, 창세기 묵상은 우리의 영적 여정에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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