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대제사장 관저에서(11)(막14:60)

새벽지기1 2024. 3. 6. 06:34

'대제사장이 가운데 일어서서 예수에게 물어 이르되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 하되'(막14:60)

 

대제사장의 두 번째 질문은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입니다. 대제사장은 예수의 생각이 궁금했습니다. 여러 증인이 나서서 제 각각 떠든 이야기 자체만으로는 예수를 처리할 수 없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어느 증언도 일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증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을 직접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 대답에 따라서 앞서 나온 증언이 어느 순간에 합법으로 바뀔 수도 있었습니다. 매우 위태로운 순간입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오면 누구나 방어하려고 듭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습니다. 사실이 아니면 자기의 억울한 사정을 적극적으로 변호하려고 하며, 사실이면 거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거짓 증언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대제사장에게는 답답한 일일 수고 있고, 불쾌한 일일 수도 있고, 불가사의일 수도 있습니다.

 

어제 묵상에서 하나님에게 가까이 다가간 사람일수록 자기를 변호하는 말을 적게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복잡한 송사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말을 적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말에 의해서 좌우되는 그런 일들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 티브이는 일일 드라마와 개그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이 판을 칩니다. 모두 말입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들이 홍수를 이룹니다. 교회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설교도 너무 많고, 길이도 깁니다. 성경공부도 너무 많고 기도도 너무 많습니다. 모두가 말로 이뤄진 종교행사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에게 관심이 많다면 가능한 말을 적게 하는 게 옳지 않을는지요. 세상 사람들이 이상하게, 궁금하게 여길 정도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