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요한의 비판 (막 6:18)

새벽지기1 2022. 12. 3. 07:33

'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 (막 6:18)

헤롯 안티파스가 세례 요한을 감옥에 가둔 이유는 요한이 헤롯의 재혼을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에 왕왕 이루어지던 황실의 비정상적인 혼인에 대해서 당시 최고의 영적 권위를 확보하고 있던 요한이 비판했으니, 헤롯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헤롯의 행위가 어느 정도로 부도덕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2천 년 전 그 당시의 황실에서 일어나던 관행들을 오늘의 잣대로 판단하기는 힘드니까요.

 

요한이 헤롯을 비판한 이유가 제수와의 결혼에만 한정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것 말고도 유대 민중을 향한 잔혹한 행위들이 여럿 있지 않았을까요? 예컨대 마태복음 2:16절 이하에 따르면 헤롯은 두 살 아래의 남자 아이들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물론 마태복음의 헤롯과 본문의 헤롯은 다른 인물이지만 헤롯 왕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헤롯 왕가를 향한 복음서 기자들의 생각이 어땠을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지 요한은 헤롯의 행동을 대놓고 비판했던 것 같습니다. 예언자들의 특징이 바로 그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웬만하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지만 예언자들은 ‘칼’처럼 시비를 갈랐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혔기에 가능한 일들이었겠지요.

 

그런데 이런 비판은 쉬운 게 아닙니다. 자칫 하면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한 예언자의 비판이 옳은지 아닌지는 일단 시간이 흐른 다음에 드러날 것입니다. 구약의 모든 예언자들도 역시 역사가 흐른 다음에 옳고 그름이 드러났습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오늘의 한국교회를 어떤 예언자적 영성을 담지한 공동체로 평가할까요?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롯의 번민 (막 6:20)  (0) 2022.12.04
헤로디아의 원한 (막 6:19)  (0) 2022.12.03
헤롯, 헤로디아, 요한(막 6:17)  (0) 2022.12.03
헤롯의 양심 (막 6:16)  (0) 2022.12.02
엘리야 (막 6:15)  (0)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