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두려움과 믿음 (막 5:36)

새벽지기1 2022. 11. 19. 07:59

'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막 5:36)

본문은 딸의 부음을 들은 회당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아무 말이 없습니다. 반응은 둘째 치고 입 벙긋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지금 회당장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복음서의 보도 방식은 늘 이렇습니다. 오직 예수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언급은 예수님의 행위를 드러나게 할 경우로 한정됩니다.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회당장의 심정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곧 회당장이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는 의미이겠지요. 딸의 죽음 앞에서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그를 향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요? 지금 우리는 이 이야기의 전개과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주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시각으로 본다면 이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두려운 사건 앞에서 어떻게 두려워하지 말라는 건가요?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그 사태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거나 전혀 다르게 인식해야만 하겠지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성서기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두려움이 믿음을 통해서만 극복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믿음은 곧 예수님을 향한 전적인 신뢰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광신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딸이 죽은 상황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믿음마저도 그분의 은사입니다. 은사가 아니고는 우리는 믿을 수 없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믿음의 은사를 허락해주십시오. 우리를 감싸고 있는 온갖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를, ‘존재의 용기’(courage to be)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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