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의사(4)(막 5:26)

새벽지기1 2022. 11. 15. 06:06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막 5:26)

고장 난 생명을 치료하는 의료행위는 하나님의 구원사역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사는 거룩한 직업입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중에 행한 일들 중에서 질병 치료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의료행위는 구원론적 사건입니다. 문제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풍요롭게 해야 할 행위가 오히려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행위가 단지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할 때 이런 일들이 일어나겠지요. 요즘처럼 모든 직업이 소명(calling, Beruf)의식을 상실한 시대에 유독 의사들에게만 이런 걸 요구하는 게 생뚱맞아보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어야 하지 않을는지요.

 

목사인 저는 지금 남의 말을 할 처지가 아닙니다. 가장 노골적으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자처하는 목사들이 과연 신자들의 구원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있는지 별로 확신이 없으니 말입니다. 이런 문제는 다른 데서도 많이 언급되었고, 이미 나올만한 말은 다 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 본문에 비추어서 나 자신을 비롯한 목사님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자들을 괴롭히지 맙시다.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던 여자가 의사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만 했다는데, 우리 목사들도 신자들을 괴롭히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파렴치한 경우는 접어두고, 비교적 건전하게 목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신학적 영성이 성숙하지 못하면 신자들을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회 공동체에서 희망을 접을 수 없습니다. 말씀이 선포되고, 성례전이 집행되는 한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성령이 그 안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성령 의존적인 목회로의 전환이 시급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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