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부정의 길 (1)(막 3:7)

새벽지기1 2022. 9. 1. 05:32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바다로 물러가시니 갈릴리에서 큰 무리가 따르며'(막 3:7)

바리새인들과의 한차례 대회전이 끝난 후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바다(갈릴리 호숫가)로 물러가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숫가로 물러가신 이유는 한편으로는 신변의 위협을 잠시 피해보실 요량이었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소 습관대로 움직이신 것일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지 그 순간만은 예수님이 사람들을 피해보려고 한 것은 분명합니다.


주로 사람들이 없는 광야보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저자거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던 예수님이 이렇게 사람들을 피하신 적도 있다는 사실은 그리스도교 영성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주변의 모든 것과 멀어지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일부러라도 “물러섬”의 순간을 찾아야 합니다. 이를 물러섬의 영성, 또는 “부정의 영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늘 그리스도인들은 너무 긍정적인 것, 앞으로 나서는 것, 끼리끼리 집단을 형성하는 것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일년 열두 달 어느 한 달도, 한 주간도 쉬지 않고 이벤트가 열립니다. 심지어 ‘특새’라는 이름으로 새벽기도회가 일종의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서로 경쟁하는 듯한 태도로 기도를 올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호숫가로 물러가신 예수님을 기억하십시다. 예수님은 사람을 사랑하시는 분이었지만 사람을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삶에서 물러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방법만을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형편이 닿는다면 당분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거나, 칩거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그것도 아니라면 신앙생활과 일상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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