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믿음 없는 구원?(막 3:5)

새벽지기1 2022. 8. 29. 06:16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막 3:5)

손 마른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과연 그에게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어제 제가 말씀드린 그런 기독론적인 믿음이 있었는지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았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는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 알았다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마른 손이 치유되기를 간절히 바랐으며, 조금 더 나아가서 예수님에게 그럴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었을지 모릅니다. 아니 믿고 싶었겠지요. 그런 마음으로 그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행위에서 예수님의 정체가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런 믿음 없이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 사이에 모순이 있는 것 같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 말은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구원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가능한 사건이라는 말은 동시에 우리의 믿음에 의해서도 좌우되지 않는 사건이라는 뜻입니다. 구원 사건에서 우리의 믿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님의 행위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의 믿음 유무를 뛰어넘어서 구원을 행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기독론적 믿음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미 알고 믿었기 때문에 그 믿음이 바로 우리의 삶 전체를 지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원은 우리의 믿음에 의존하거나 한정되는 게 아니라 훨씬 보편적인 하나님의 사건입니다. 이런 점에서는 구원의 보편성, 더 나아가서 만인구원의 가능성까지 우리는 열어놓아야 합니다. 믿음이 없어도 손을 내밀기만 한다면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사람을 구원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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