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14편: 우리가 서야 할 땅

새벽지기1 2021. 12. 17. 06:03

 

해설:

“어리석은 사람”(1절)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발’은 지능이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부정하고 죄악을 탐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어리석음 중에 가장 큰 어리석음은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말씀합니다(잠 1:7). 하나님을 부정하는 사람은 결국 바르고 의롭고 선한 길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부정한다고 해서 그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하늘에서 사람을 굽어 보시면서”(2절) 모든 것을 살펴 보십니다. 인간이 자신의 짧은 지혜로 하나님을 판단하지만, 진정으로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보실 때 그들은 모두 “다른 길로 빗나가서 하나같이 썩었으니,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3절) 없습니다.

 

그들은 하나님 두려운 줄도 모르고 이웃에게 악을 행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실로 “무지한” 일입니다(4절). 결국 하나님께서 일어나셔서 모든 것을 바로 잡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가 되면 죄악을 밥먹듯 행하던 사람들은 두려워하게 될 것입니다(5절). 악한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6절) 즉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업신여기고 유린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보호하시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다윗의 성찰입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면 그 사람의 마음은 부패하여 악을 행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세상은 생지옥이 됩니다. 악한 사람들은 번영하고, 의롭게 사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짓밟힙니다. 다윗도 그의 개인사에서 이런 상황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이 성찰 후에 다윗은 하나님께 기도 드립니다. “시온”(7절)은 예루살렘 성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 당신의 이름을 두시기로 하셨습니다. 성전에만 계시겠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많은 이들이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시온에서 나오셔서” 이스라엘 백성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셔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럴 때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땅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땅은 물리적인 땅이 아니라 그들이 마땅히 서야 할 영적인 자리를 말합니다. 제사장의 나라로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그들이 설 땅입니다. (나중에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 가 있는 동안 그들은 7절을 유다 땅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기도로 읽었을 것입니다.) 

 

묵상:

우리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우리의 땅”에 서 있습니까?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 사느냐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집에 살고 있는지를 묻는 것도 아닙니다. 어리석은 자(‘나발’)의 자리에서 살고 있는지, 아니면 가난한 자(‘아나브’)의 자리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자리에 살고 있는지, 그분을 경외하는 자리에 살고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리석은 자를 지혜롭다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신뢰하며 그 뜻을 따라 바르고 의롭고 선하게 살려는 사람이 무시 당하고 손해 보고 때로 박해를 당합니다. 다윗 시대도 그랬고, 우리가 사는 시대도 그렇습니다. 그런 까닭에 믿음의 길에 서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다른 길로”(3절) 빗나가고 싶은 충동과 유혹을 만나기도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의 낯을 피해 숨었을 때,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네가 어디에 있느냐?”(창 3:9)고 물으셨습니다.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 안에 살던 그들이 사탄의 유혹에 이끌려 그 사랑의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로 인해 인류에게는 죄 성이라는 유전병이 생겨났고 하나님의 선한 피조 세계 안에 악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죄 성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게 만듭니다. 그분의 사랑을 짓누르는 것으로 혹은 구속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진실은, 그 사랑은 우리를 자유 하게 하고 모든 짐을 벗겨줍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어서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땅은 오직 하나님의 품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아침, 내가 서 있는 땅을 내려다 보면서 감사 드립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땅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 다짐은 언제든 깨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그분의 전능의 손으로 나를 잡으셔서 이 자리에 머물러 살다가 주님 품에 이르게 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