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윗의 묘사(1-2절)를 읽으면서 삼천 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이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진리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1절) 사람다운 사람 즉 신실하고 진실한 사람이 멸종해 가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들이 “두 마음을 품고서 말합니다”(2절)라고 했지만, 요즈음에는 더 많은 마음들이 한 사람 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거짓말을 얼마나 진실처럼 말하느냐가 능력으로 인정 받습니다. 말의 능력으로 악을 선으로 만들고 선을 악으로 둔갑시킵니다. 그런 사람들이 번영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마음으로 진실하고 신실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습니다. 또 때로는 손해와 박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합니다(1절).
다윗은 현실로부터 눈을 돌려 하나님을 묵상합니다. 그렇게 묵상하다 보니, 정의와 진실과 신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꼴을 언제까지나 두고 보지는 않으실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떨치고 일어나 악한 자들을 심판하시고 진실하고 신실하게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을 구원의 자리로 인도하실 것입니다(5절). 개역성경은 “안전지대에 두리라”고 번역합니다. 이 세상에 진정한 안전 지대는 전능자의 그늘 밖에 없습니다.
이 묵상은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성품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님의 말씀은 “도가니에서 단련한 은”처럼 혹은 “일곱 번 걸러 낸 순은”(6절)처럼 순결하고 순수합니다. 이 비유를 연장 한다면, 인간의 말들은 단련하고 걸러내야만 하는 불순물 덩어리입니다. 거짓과 술수가 말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런 세상이기에 “주위에는 악인들이 우글거리고, 비열한 자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높임을 받습니다”(8절).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은 악한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가련한 신세가 됩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주님께서 그들을 지켜 주시기를 구합니다(7절).
묵상:
말과 언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을 통해 바깥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면 숨통이 막힌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에서 말과 언어는 너무도 자주 자신을 은폐하고 미화하고 방어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말했다가 상처를 받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우리는 마음을 둘로 나누어 속마음은 숨기고 겉마음만 드러냅니다.
자신을 속이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도구로 말을 사용합니다. “말을 잘 한다”는 말은 자주 “잘 속인다”는 말과 동의어가 됩니다. 그 결과, 우리의 말은 단련하기 전의 돌덩이와 같습니다. 그 돌덩이에는 지극히 적은 양의 은이 숨어 있지만 거의 전부가 돌덩이입니다. 그것처럼 우리의 말에도 지극히 적은 진실이 포함되어 있지만, 거의 전부는 거짓입니다. 그로 인해 인간의 말은 더욱 비루해지고 인간성은 더욱 비열해집니다.
이런 세상에서 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속마음을 들키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진실로 안전한 일은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고 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말하는 것은 두 마음으로 살며 말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용 당하도록 자신을 내어주는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악한 자들에게 이용 당할 것을 알면서도 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거짓된 말로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은 가장 안전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들은 “혀는 우리의 힘, 입술은 우리의 재산”(4절)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주님은 우리의 힘, 주님의 말씀은 우리의 재산”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아침, 주님께 구합니다. 내 안에 있는 여러 겹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시기를! 내 마음의 생각을 주님께서 정련해 주셔서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진실하게 해 주시기를! 내 언어 생활의 관심사가 다른 사람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진실한 것에 있기를! 그래서 언제나 안전지대 안에 머물러 살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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