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8편: 하나님에 대한 생각

새벽지기1 2021. 12. 10. 07:18

 

해설:

이 시편도 역시 다윗의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깃딧”은 음악용어일 것으로 추측하는데,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3편부터 7편까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올리는 호소의 기도였던 반면, 8편은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찬양의 노래입니다. 

양떼를 데리고 광야를 돌아다니던 다윗을 생각해 봅니다. 그는 밤이 되어 양떼를 동굴 속에 넣어 두고 동굴 입구에서 모닥불에 몸을 녹이며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깨어 하늘을 바라 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들을 보면서 가슴 벅찬 경이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이 시편은 그럴 때 터져 나올 수 있는 찬양입니다. 혹은 그가 전쟁터에서 전전하는 동안에 이런 경험을 했을 수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영광이 땅과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에 눈 뜹니다(1절).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인류의 역사까지도 다스리십니다(2절). 우주의 운행과 역사의 흐름을 볼 때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과 위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분이 “어린이와 젖먹이들”(2절)을 들어 힘 있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신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강하고 높은 사람들이 아니라 약하고 낮은 사람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런 하나님을 묵상하다 보니, 마음에 찡한 감동이 들어찹니다(3절). 4절의 “사람”은 깨어지기 쉬운 인간 존재를 의미하고, “사람의 아들”은 피조물로서의 인간의 위치를 의미합니다. 다윗은 그토록 높고 귀하고 강하신 분이 그토록 하찮은 자신을 생각해 주시고 돌보아 주신다는 사실에 감격합니다. 

 

다윗은 이어서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창조를 기억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만물 위에, 하나님 아래”에 두셨습니다.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5절)는 개역성경처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번역하든, 하나님은 사람을 피조물 중에 가장 높은 자리에 앉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생명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6-8절). 그것이 또 다른 감사의 이유입니다.

 

이 모든 묵상 끝에 다윗은 처음에 드렸던 찬양의 기도를 반복합니다(9절). 하늘을 보아도, 땅을 보아도, 그리고 눈을 돌려 자신을 보아도,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드릴 것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답게 아는 순간 우리는 그 앞에 엎드려 찬양과 경배를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묵상:

목동으로서 양떼를 이끌고 광야를 다니던 다윗을 생각해 봅니다. 어느 날, 양들을 동굴 안에 들여 보내 놓고 동굴 입구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한밤 중에 문득 잠에서 깨어납니다. 어두운 하늘에 가득 찬 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시편은 그런 상황에서 터져 나올 법한 찬양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에 눈 뜨는 순간, 우리 마음에서는 그분에 대한 찬양이 터집니다.

혹은 군인이 되어 전쟁터에서 여러 날을 보내야 했던 다윗을 생각해 봅니다. 오랜 전쟁에 지친 어느 날, 그는 잠 못 이뤄 뒤척이다가 장막을 걷고 밖으로 나옵니다. 병영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의 상황을 점검하다가 잠시 멈추어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어두운 하늘에서 쏟아질 듯 빛나고 있는 별들이 그의 눈에 들어오자 잠시 잊었던 하나님의 영광이 생각납니다. 그 때 그는 이런 노래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고백 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세상사에 매몰되어 잊고 있던 하나님을 생각하게 해 주고, 그분의 위엄과 영광에 눈 뜨는 때가 있습니다. 자연의 장엄한 아름다움에 눈 뜰 때도 그렇고, 이름 없는 들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힐 때도 그렇습니다. 말씀 속에서 주님의 사랑과 진리를 발견할 때도 그렇습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서 저절로 찬양과 감사가 터져 나옵니다.

 

하나님은 이런 기도를 가장 기뻐하십니다. 또한 찬양과 감사의 기도는 기도자에게도 가장 유익합니다. 그 기도를 통해 영혼이 활짝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아무래도 상관 없을 것 같은 담대함이 마음에 차오릅니다. 하나님 안에서 새로 발견한 자신의 모습이 거룩하고 존귀해 보입니다. 

 

이런 기도가 더 자주 내 안에서 솟아나게 하려면 더 자주, 더 깊이 하나님에 대해 묵상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도 쉽게, 너무도 자주 세상 살이의 풍진에 파묻히고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