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시편 3편: 믿음으로 시작하는 하루

새벽지기1 2021. 12. 4. 05:32

 

해설:

<새번역>은 이 시편에 ‘이른 아침의 기도’라는 제목을 붙여 놓았습니다. 또한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지은 시’라는 설명도 붙여 있습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의 반란(삼하 15-18장)은 한 때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전세가 다윗에게 절대 불리했었습니다. 이 시편은 다윗처럼 헤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올리기에 좋은 기도입니다. 

먼저, 다윗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설명합니다(1-2절).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첫째요, 그들이 자신의 처지를 두고 하나님에게 버림 받았다고 빈정대는 것이 둘째입니다. 압살롬의 군대에게 밀려 피신할 때 시므이라는 사람이 그를 따라 오면서 조롱 했던 일을 생각나게 합니다(삼하 16:5-14). 믿음의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참기 어려운 모욕은 하나님께 버림 받아 그렇게 되었다는 조롱입니다. 다윗이 지금 그런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눈을 돌립니다(3-6절). 그는 주님을 “방패”, “영광”, “머리를 들게 하시는 분”(3절)이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그의 체험에서 나온 고백입니다. 그가 믿는 하나님은 방패처럼 그를 보호해 주셨고, 낮은 곳에 처한 그를 높여 주셨으며, 원수 앞에서 고개를 들게 해 주신 분입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주님을 바라보며 부르짖을 때 응답하여 주신 분입니다(4절). 그런 경험을 통해 다윗은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총체적인 주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는 것도, 아침에 깨어나는 것도 모두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5절). 이렇게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자 다윗의 마음에는 담대함이 차오릅니다. 천만 대군도 두려워하지 않을 믿음이 회복된 것입니다(6절).

 

이 믿음으로 다윗은 하나님께 간구합니다(7-8절). “주님, 일어나십시오”(7절)는 “나를 치려고 일어서는 자들이 어찌 이렇게도 많습니까?”(1절)에 상응하는 표현입니다. 원수들이 자신을 치려고 일어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일어서 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그러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원수들을 물리쳐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뢰를 표현합니다.

 

8절의 “구원”은 ‘어려운 상황에서의 구출’을 의미합니다. 전쟁의 성패는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고백입니다. “주님의 백성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8절)라는 말은 주님을 의지하는 사람을 보살펴 달라는 청입니다. 시편 1편에서 말한 복(아쉬레)은 복된 상태를 가리키지만, 여기서 말한 복(베라카)는 하나님께 받는 호의를 의미합니다.

 

2절과 4절과 8절 끝에 첨가되어 있는 “셀라”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음악 용어였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우리 민요에서 “얼쑤” 혹은 “그렇지”라고 추임새를 넣는 것과 유사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묵상:

평탄한 인생은 없습니다. 그런 인생이 있다면 그것은 복이 아니라 화입니다. 인생이라는 패키지 안에는 처음부터 고난과 환난과 역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윗처럼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수도 있고, 하나님으로부터 버림 받은 것 같은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믿음은 그런 것으로부터 면제 되게 만드는 힘이 아니라 그런 상황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힘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그 하루 동안에 당할 일들을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평안하고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하지만 현실은 이런 저런 일로 찢기고 넘어지고 흔들립니다. 때론 작은 일 앞에서도 무너집니다. 때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 일로 인해 불안해집니다. 거대한 문제 앞에 설 때면 믿음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초라하게 두려워 떱니다. 

 

그럴 때 먼저 할 일은 마음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묵상합니다. 눈을 감고 그동안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인도해 오신 손길을 돌아 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견뎌내고 지나 오게 하셨을 깨닫습니다. 모든 것이 그분의 은혜요 모든 것이 그분이 하신 일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한 일들 가운데서도 지켜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믿음이 회복되면 마음을 점령하고 있던 염려와 걱정이 증발되어 버리고 든든함과 평안함과 담대함이 차오릅니다. 무슨 일이든 대면할 용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 기도를 ‘이른 아침에 드리는 기도’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아침마다 이 기도를 드리면서 하루를 감당할 영적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총체적인 주권을 인정하고 그 손길을 따라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매일 “구원은 주님께만 있습니다. 주님의 백성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8절)라고 고백하고 선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 믿음으로 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