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한재욱목사

아버지와 까치

새벽지기1 2018. 10. 1. 07:14


아버지와 까치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이어령 선생의 책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시공미디어)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고요한 가을날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왔습니다.

치매기가 있는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요.” 아버지는 조금 후 다시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창밖을 보시더니 또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그때 옆에 계시던 어머니가 안타까운 듯 말씀하셨습니다.

“아범아, 너는 어렸을 때 저게 무슨 새냐고 100번도 더 물었단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까치란다, 까치란다.’ 100번도 넘게 대답하시면서 네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지.

그래서 네가 말을 배울 수 있었단다.”

그래요. 자식놈은 귀찮아하지만 아버지는 100번도 1000번도 대답하시면서 우리를 일으켜 주셨습니다.

일본의 하이쿠(俳句) 시인 이시가와 다쿠보쿠의 ‘어머니’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장난삼아 어머니를 업어보고 그 너무나 가벼움에 울며 세 걸음도 걷지 못하네.”

어머니 대신에 아버지를 업어 보아도 그렇습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엡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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