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예배 참여 인원은 총 19명이었다.
세 살 아이부터 80대 할머니까지 전 세대가 어우러진 말씀샘가족 여행이었다.
시목 해수욕장이 있는 도초도에 머물며 다리 하나로 연결된 비금도를 돌아본 이번 여행예배는
새로운 경험과 기쁨, 쉼과 여유가 충만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목포에서 2시간 뱃길이라 찾는 이가 많지 않은 것인지,
아직은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어서인지 모르겠으나, 어딜 가도 사람이 없는 게 너무 좋았다.
어딜 가도 사람에 치이는 것이 우리네 휴가 풍경인데 도초도와 비금도는 어딜 가도 사람이 없었다.
우리가 머문 시목해수욕장만 해도 백사장이 3㎞쯤 될 것 같은데 우리를 빼고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비금도에서 꽤 유명하다고 소문난 하트 모양 해수욕장에도,
끝없이 펼쳐진 명사십리 해수욕장에도 몇몇 사람이 노닐고 있는 게 전부였다.
그야말로 한적함과 여유 그 자체였다.
우리는 그런 한적함과 여유 속에서 놀이와 여흥의 시간을 맘껏 가졌다.
우리의 주 놀이터는 시목해수욕장이었다.
전날 밤새 기차를 탔음에도 피곤해하는 사람 없이 아침을 먹자 말자
시목해수욕장으로 나가 고기잡이 놀이(?)를 했다.
무려 80미터나 되는 그물을 바다 속에 펼쳐놓고 백사장으로 끌어내는 방식의 고기잡이였는데,
납덩이를 그물 밑에 달아서인지 그물을 끌어당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남자들 7명이 총 출동해 소리를 질러가며 보조를 맞추려 노력했는데도
윤계근 집사님 외에는 그물질을 해본 적이 없는지라 여러 가지로 서툴렀다.
어떤 고기들은 우리의 서투름을 놀리기라도 하듯 끌어당기는 그물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물을 끌어올릴 때마다 작은 고기 몇 마리씩이 잡혔다.
눈먼 고기들 탓에 재미들인 우리는 힘든 줄도 모르고 다섯 번이나 그물질을 했다.
웃고, 소리 지르고, 힘쓰고, 고기를 몰고, 잡힌 고기에 감격하며
어린 아이처럼 고기잡이 놀이에 몰두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아마 두어 시간은 했을 것이다.
다행히 한 번 매운탕을 끓여먹을 만큼의 고기가 잡혔다.
불쌍한 놈들~~~.
그래도 난생 처음 해보는 그물질이 너무 재미있었다.
하도 재미있어서 다음 날 주일예배를 드리고 나서도 고기잡이 놀이를 나갔다.
예상치 못한 소라도 걸리고, 어제보다 더 큰 고기도 잡혔다.
정말 신나는 어부 체험이었다.
도초도가 아니었다면, 윤계근 집사님의 통 큰 배려가 아니었다면
평생 해볼 수 없었을 어부 체험을 도초도 시목해수욕장에서 했다.
드넓은 해수욕장에 우리만 있었기에 가능했던 고기잡이 놀이, 참으로 새롭고 즐거운 체험이었다.
무거운 그물을 어깨에 메고 다부지게 백사장을 걸어가던 윤계근 집사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둘째 날인 주일 오후에는 비금도로 건너갔다.
해수욕장의 모습이 하트 모양을 띤 하누넘 해수욕장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
까마득히 펼쳐진 백사장을 자동차로 달리는 맛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백사장 끝까지 내달린 후 그곳에서 해수욕을 즐겼다.
지윤이와 지현이는 무릎까지만 들어가 조심스레 놀았고,
임현미 사모는 명연희 권사님의 힘에 눌려 물속에 잠기는 바람에 평상복인 채로 해수욕을 즐겼고,
김현정 집사님은 나를 물 먹이기까지 해가며 최고로 열심히 해수욕을 즐겼다.
바다 수영의 달인은 단연 루실이었다.
필리핀에서 단련된 솜씨로 잠수를 자유자재로 하며 수영 솜씨를 살짝 보여줬다.
나도 구명조끼를 입고 누워 열심히 팔다리를 놀렸다.
김광수/정재선 집사님과는 물속 달리기 시합도 했다.
다리가 긴 정재선 집사님이 일등을 하고, 나는 꼴등을 했다.
나는 이대로 끝낼 수 없어 또 다시 하자고 도전했다.
역시 꼴등이었다. 하지만 재밌었다. 예상했던 대로 정말 재밌었다.
물속에서 릴레이 경기를 하면 무척 재밌을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물속 릴레이 경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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