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조병수교수

부자가 되려 하는 자들 (딤전 6:9)

새벽지기1 2017. 3. 19. 07:23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extensions of man)이다. 이것은 1964년에 미디어 연구의 선구자인 마셜 맥루언 박사가 세상에 제출한 유명한 책의 제목이며 동시에 그의 주장의 요점이다. 맥루언 박사의 주장은 여러 가지 점에서 맞다.

한때 유행했던 “부~ 자 되세요”

미디어가 인간의 확장이란 정의에 타당성이 있다는 것은 예를 들면 미디어가 내 지식을 멀리 있는 남에게 전달하거나, 남의 지식을 멀리 있는 내게 전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사실에서 그렇다. 미디어는 손을 뻗는 것, 발로 걸어가는 것, 동물이나 기계를 타고 가는 것의 효과적 확장이다. 그러나 미디어가 인간의 확장이라는 말은 물리적인 확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심리적 기능의 확장이기도 한데 심지어 죄의 확장이기도 하다. 불행하게도 미디어는 좋은 것 뿐 아니라 아주 나쁜 것까지도 너무나 강력하게 보급한다. 미디어가 죄의 확장이란 말에 기분이 나쁘다면 잠시 양보하기로 하고, 때때로 곧잘 욕심의 확장이 된다는 점만을 주지시키고자 한다.


한동안 “부자 되세요”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 유행어는 부자의 “부”자를 길게 발음함으로써 코믹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삽시간에 사람들의 입을 장악했다. 내가 알기로는 이 말이 어떤 텔레비전 광고의 한 토막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말이 미디어를 통해서 광고된 후에 순식간에 퍼져나가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유행어를 마치 인사말처럼 사용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났을 때, 사람과 헤어질 때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 대신에 “부자 되세요”라는 말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목사들까지 그런 유행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무슨 재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처럼 생각했는지 설교를 하는 중에 몇 번이고 그 말을 써먹는 생각머리 없는 일을 저질렀다.


물론 그런 유행어가 히트를 친 까닭은 단순히 인간의 확장이라는 미디어의 역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미 인간의 내면 가장 깊은 밑바닥에는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고 있는데 미디어가 그것을 풀어준 것일 뿐이다. 인간은 자고로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되는 소망이다. 사람들이 재물이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소박한 생각 때문에 부자가 되고 싶어하다.


우리는 재물이 많으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재물을 모으는 데 열심을 낸다. 우리는 부지런함을 칭찬해야 한다. 근면함은 훌륭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자가 되는 일을 무조건 잘하는 일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사도 바울은 그 이유를 제시한다. 부자가 되려고 하면 반드시 거쳐야 할 무서운 문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것을 이렇게 열거했다.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 부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때때로 악한 사업인 줄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손을 대려는 시험을 만나고, 시도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밖에 여러 가지 차원에서 반드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게 될 사업에 말려들고, 욕심을 낼수록 손해를 가져다 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


이것은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거의 언제나 당면하는 문제점들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무서운 관문들을 정직하게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청렴한 부자라는 말은 정당성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런 통과 절차 앞에서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도달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알려준다. 시험과 올무와 욕심은 사람들을 파멸과 멸망으로 떨어뜨린다. 결과를 볼 때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열 명이면 열 명이 이구동성으로 이 사실을 증언할 것이다.

치러야 할 혹독한 시험들 많아

그들은 만일에 악한 사업을 모른 채 하지 않았더라면, 고통을 가져다 줄 일에 말려들지 않았더라면, 손해를 야기할 일에 욕심을 내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재미있게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겠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러므로 그런 늦은 때로 빠져드는 길은 처음부터 피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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