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997

시편 13편: 하나님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을 때

해설: 이 시편도 역시 다윗이 오랜 고난 중에 올린 기도입니다. 다윗이 위대한 장군이요 영화스러운 왕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가 이토록 많은 탄원의 기도를 드렸다는 사실이 놀라워 보입니다. 이 시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1절부터 4절에서 다윗은 하나님께 속히 구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1절과 2절에서 “언제까지”라는 말을 네 번 반복함으로써 그 간절함을 표현합니다. 그는 지금 그를 해치려는 사람들로 인해 고통을 받고 괴로워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당하는 고난을 두고 그들이 고소해 하는 것으로 인해 심적 고통은 더욱 심합니다. 그로 인해 하나님께 구원을 간구해 왔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그 무응답으로 인해 그는 점점 지쳐 갑니다(2절). 그는 지금 “죽음의 잠”(3절)에 빠..

시편 12편: 한 마음으로, 진실하게

해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다윗의 묘사(1-2절)를 읽으면서 삼천 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이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이 말은 여전히 진리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1절) 사람다운 사람 즉 신실하고 진실한 사람이 멸종해 가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들이 “두 마음을 품고서 말합니다”(2절)라고 했지만, 요즈음에는 더 많은 마음들이 한 사람 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거짓말을 얼마나 진실처럼 말하느냐가 능력으로 인정 받습니다. 말의 능력으로 악을 선으로 만들고 선을 악으로 둔갑시킵니다. 그런 사람들이 번영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마음으로 진실하고 신실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습니다. 또 때로는 손해와 박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의 도움을 구합니다(1절..

시편 11편: 믿음이 흔들릴 때

해설: 이 시편에서 다윗은 “주님께 피한”(1절) 사람이 겪을 수 있는 흔들림에 대해 고백합니다. 다윗은 지금 아주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바로잡아 주실 것을 믿고 악에 손을 담그지 않고 의로운 길을 고집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응답은 더디고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너는 새처럼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1절)고 말하는 사람들(“너희”)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그 자신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세력은 더욱 커지고 그 위험은 가깝습니다(2절). 그런데 그가 서 있는 “기초”는 “바닥부터 흔들리는”(3절) 상황입니다. 자신이 기대고 있는 것들이 적들의 공격 앞에 아무 소용도 없다는 두려움이 그를 압도합니다. 이 상황에서 다윗은 모든 의심과 ..

시편 10편: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기도

해설: 이 시편에는 표제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시편이 9편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9편과 10편을 합치면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를 따라 지은 ‘이합체’ 시편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시인은 자신의 고난을 두고 기도 했는데, 이 시편에서는 악한 자가 번성하고 의로운 사람이 고난 당하는 사회적 상황을 두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시인은 탄원시편에서 자주 사용되는 질문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주님, 어찌하여 주님께서는 그리도 멀리 계십니까? 어찌하여 우리가 고난을 받을 때에 숨어 계십니까?”(1절) 고난은 깊고 하나님으로부터의 구원은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그분이 멀리 계신 것 같고 숨어 계신 것처럼 느낍니다. 시인은 자신을 괴롭게 하는 사람을 “악인”(2절)이라고 부릅니다. 시편..

시편 9편: 공정하신 재판장

해설: 앞에 나온 시편들은 곤경 가운데서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였습니다. 이 시편은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한 후에 드릴만한 감사와 찬양의 기도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행하신 “놀라운 행적”(1절)으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주님의 이름을 노래”(2절)합니다. “공정하신 재판장”(4절)이신 주님께서 “공정하고 정직한 판결”(4절)을 내리셔서 원수들로부터 자신을 구해 주셨기 때문입니다(3절). 주님께서는 악을 행하는 원수들과 이방 나라들을 심판하시고 멸망시키셨습니다(5-6절). 이런 경험에 기초하여 다윗은 하나님의 의를 고백하고 찬양합니다. 주님은 영원한 왕이시며(7절) “정의”와 “공의”(8절)로 온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그렇기에 주님은 억울한 사람들이 의지할 피난처입니다(9절). 주님..

시편 8편: 하나님에 대한 생각

해설: 이 시편도 역시 다윗의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깃딧”은 음악용어일 것으로 추측하는데,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3편부터 7편까지는 어려운 상황에서 올리는 호소의 기도였던 반면, 8편은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찬양의 노래입니다. 양떼를 데리고 광야를 돌아다니던 다윗을 생각해 봅니다. 그는 밤이 되어 양떼를 동굴 속에 넣어 두고 동굴 입구에서 모닥불에 몸을 녹이며 꾸벅꾸벅 졸다가 문득 깨어 하늘을 바라 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들을 보면서 가슴 벅찬 경이감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이 시편은 그럴 때 터져 나올 수 있는 찬양입니다. 혹은 그가 전쟁터에서 전전하는 동안에 이런 경험을 했을 수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영광이 땅과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에 눈 뜹니..

시편 7편: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

해설: 표제는 이것이 “다윗의 식가욘”이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식가욘’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결론이 없습니다. 어떤 문학 장르를 의미할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베냐민 사람 구시”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는 다윗에게 적들이 그를 해하기 위해 거대한 모략을 꾸미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 기도는 그 상황에서 다윗이 드린 “애가” 즉 슬픔의 노래입니다. 먼저 다윗은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합니다.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겠으니 적들에게서 목숨을 지켜 달라고 호소합니다(1-2절). 이어서 그는 자신에게 눈을 돌립니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우리가 먼저 할 일은 하나님 앞에 머물러 앉아 이러한 상황에 이르도록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는지 묻는 것입니다. 때로는..

시편 6편: 눈 감고 본다

해설: 이 시편도 다윗의 기도이며 나중에 찬송의 가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기도 역시 다윗이 어려움 중에 처해 있을 때 드린 것입니다. ‘탄식시편’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난은 우리를 기도의 자리에 앉게 하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고난 중에 드리는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해 줍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고난은 영적으로 기회입니다. 하지만 고난 중에 드리는 기도에 하나님은 신속하게 응답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시간과 내 시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법과 하나님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고난 중에 기도할 때 우리는 자주 하나님의 침묵을 경험합니다. 고난의 상황은 더욱 심해지고 나의 기도는 더욱 간절해지는데, 하나님은 묵묵부답이랍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시편 5편: 억울한 일을 당할 때

해설: 이 시편은 다윗의 기도로서 나중에 관악기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 가사로 사용되었습니다. 문학 장르로 본다면 이 시편은 ‘저주시편’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 5:44)는 예수님의 말씀을 알고 있기에 원수들을 징벌해 달라는 기도를 읽으면서 의문을 가집니다. 하지만 시편의 기도들이 ‘이상적 기도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드린 ‘실제 기도’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윗은 먼저 자신의 기도를 들어 달라고 구합니다(1-3절). 그의 상황이 너무도 고통스러웠기에 그의 기도는 “신음 소리”와 “탄식 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 기도를 새벽에(개역개정은 “아침에”) 드리고 있습니다(3절). 분노와 고통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다가 새벽에 혹은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의 자리에 앉..

시편 4편: 평강의 능력

해설: 이 시편에는 ‘저녁 기도’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 때 드릴만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해졌을 것입니다. 이 시는 다윗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고, 현악기에 맞추어 부르던 노래의 가사로 사용되었습니다. 1절은 하나님께 올리는 기도입니다. 새번역의 “의로우신 나의 하나님”보다는 개역개정의 “내 의의 하나님”이 원문에 더 가깝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의의 근원과 능력이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의는 오직 하나님께 대한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복음의 희미한 그림자가 보입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 선 자로서 자신에게는 의가 없음을 인정합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해 주실 때에만 그분 앞에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는 사람의 마땅한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