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9)
삶의 반대말은 죽음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은 왜 죽어야 하나?
여기서 ‘왜’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모든 피조물의 숙명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죽어야 할 뿐이다.
인간만 죽는 게 아니다.
모든 생명체는 탄생, 노화, 죽음으로 이어지는 길을 간다.
생명체만이 아니라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그런 숙명에 놓여 있다.
태양도 노화되고 죽을 것이다.
다른 별들도 다 마찬가지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가는 길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아주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단순한 두려움이라기보다는
전율과 충격에 가깝다.
죽음까지도 밥을 먹는 것처럼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도사들이 아니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을 받는다.
오래 전에 이름이 잘 알려진 신학자가
갑자기 말기 암에 걸린 적이 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완전히 정신적 공황에 빠졌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다.
죽음은 공포 그 자체다.
생각해보라.
자기와 관계되었던 모든 것들로부터 완전히 단절된다.
자기의 몸을 박테리아가 다 먹어치운다.
영원한 흑암에 들어간다.
그러니 천국 소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가?
그런 소망도 어느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결국 죽어야 하는 인간에게
삶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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