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성서의 형해화(形骸化)요.
자꾸 한자를 써서 미안하오만 압축적으로 표현하려다보니 그렇게 되었소.
형해화라는 말은 내용 없이 뼈만 앙상하다는 뜻이오.
성서의 내용이 단순한 교리문답에 떨어졌소.
구약만 일단 본다면, 그 안에 녹아있는 유대인들의 역사경험이 드러나지 않소.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말만 할 뿐이지
그런 설화가 형성하게 된 신학적이고 인문학적 배경은 말하지 못하오.
전문적인 신학이 바탕 되어야만 한다는 말이 아니오.
성서 안에 녹아있는 삶과 역사를 폐기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오.
신약도 마찬가지요.
로마서를 읽으면서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외칠 뿐이지
믿음의 존재론적 신비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오.
이런 방식의 성서읽기에 길들여진 신자들의 세계관이
얼마나 빈약할지는 불을 보듯 훤하오.
인간의 고뇌를 모르오.
세상을 완전히 선악으로 구분하오.
선과 악이 어떻게 엮여있는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소.
반공주의가 바로 그리스도교 신앙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소.
툭 하면 성경구절을 들이댈 뿐이오.
이런 수준으로는 아무런 대화에 낄 수가 없소.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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