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죽음(4)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7. 26. 06:07

     사람이 왜 죽는지를 그대는 깊이 생각해보셨소? 늙어 병들어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니 생각해보고 말 것도 없긴 하오. 그래도 생각을 하는 게 좋소. 늙음 자체가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 하오. 죽을 때는 무언가 병이 들린다 하오. 늙으니까 병에 쉽게 걸리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늙음이 아니라 병이오. 심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든지, 뇌 작용이 멈추든지 간이나 쓸개, 또는 장이나 폐가 망가지는 것이오.

 

     그렇다면 고장 난 장기를 새 것으로 갈아 끼우면 생명을 무한정 연장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오. 심장이 망가지면 새 심장으로 이식을 하고, 대장이 암에 걸리면 새 대장으로 바꾸면 되오. 눈도 그렇고, 귀도 그렇소. 아마 의학계에서는 이런 쪽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거요. 새 장기가 인공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고, 배아 복제 기술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도 있소. 기술이 아직 따라주지 못해서 그렇지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죽음이 없는 미래는 가능하오. 죽음이 없다기보다는 수명을 지금보다 파격으로 늘릴 수는 있다고 말하는 게 좋을 거요. 늙거나 병이 아니라 사고로 죽는 경우도 있으니 죽음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으니 말이오.

 

     수명이 무한이 늘어나는 세상을 상상해보셨소? 그래서 실제로 죽음이 무의미해지는 세상 말이오. 그런 세상이 오면 삶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오. 죽음이 무의미해지는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문제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소. 다만 간접적으로 내다볼 수는 있소. 여기 늘 배가 부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시오. 그런 사람에게는 밥이 의미가 없소. 배가 고파야 밥이 그리운 법이오. 이런 점에서 죽음이 없다면 삶도 시시하거나 무의미해지지 않겠소? (2010년 11월15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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