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잘 알다시피 지금 우리의 삶은 ‘경쟁구조’로 찌들려 있소. 찌들려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할 거요. 경쟁이 없으면 세상살이가 심심하다고 말이오. 이런 말이 일리가 있소. 나도 테니스를 할 때 그냥 친선으로 할 때보다는 시합을 할 때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소. 거기에 상금까지 붙는다면 더 할 나위가 없을 거요. 그것은 단지 재미일 뿐이오. 테니스 시합에 목숨을 걸거나, 그게 아니라도 큰 재산을 걸거나 하면 이미 재미가 아니오. 지금 우리의 삶은 총체적으로 목숨을 걸다시피 경쟁의 극단을 걷고 있소.
사회만이 아니라 교회도 역시 경쟁 일원론적 구조 안으로 깊이 들어왔소. 중대형 교회의 부교역자들은 교역자들끼리 경쟁을 하고 있다 하오. 자신이 맡고 있는 교구나 부서의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오. 그것으로 교역자의 연봉까지 차이를 둔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도 들리오. 이런 극단의 경쟁 구조에서는 본질은 실종되고 효율성만 득세하오. 그 끝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반성이 개입할 여지도 없소. 경쟁의 승자나 패자나 모두 패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마음의 여유가 없소. 한국교회는 날이 갈수록 교회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길을 가게 될 거요. 그런 구조에서 신자들의 영성이 어떨지는 불을 보듯 분명하오.
이런 문제의식은 약간의 합리성만 갖춘 사람이라고 한다면 다 알고 있소. 문제는 대안이 있느냐 하는 것이오. 경쟁구조 밖으로 나가서 생존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오. 이 질문에 뻔한 대답은 그대도 알고 있소. 성령에 온전히 사로잡히면 경쟁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대답이오. 이걸 뻔한 대답이라고 말하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공허하게 들리기 때문이오. 그 말을 바꾸겠소. 뻔한 대답이 아니라 가장 확실한 대답이오. 그게 가장 확실한 대답인 이유는 성령과의 관계가 우리의 생명을 가장 확실하게 하는 토대이기 때문이오. 설명이 더 필요하오? 이런 정도로 그냥 알아들었으면 하오. 한 마디만 보충하리다. 생명의 근원은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오. 사람과의 경쟁은 그만하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매진하시오. 그게 사는 길이오. (2010년 9월4일, 토, 늦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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