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기도를 하고 있소? 그럴 거라고 믿소.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기도는 의무이자 권리요. 한국 교회의 신자들만큼 기도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없을 거요. 기도에 대한 열정 자체는 좋은 일이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이 필요하듯이 말이오.
문제는 기도의 정형화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기도도 판에 찍힌 듯하오. 주일공동예배에 장로들이 행하는 기도를 들어보셨소? 우리는 기도부터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소. 시작은 좋은 기도문을 읽고 외우는 것이라오. 일전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그대에게 전했는데, 오늘은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이오. 편안한 밤이 되기를 바라오. (2010년 4월7일, 수요일, 성경공부를 마치고)
사랑하는 주님, 기도하고 싶은 열망이 깊어지게 하소서.
주님께 시간을 후하게 드리는 것이 제게는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저는 아직도 시간에 욕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주님, 주님은 단순히 제가 주님 앞에 있는 것,
제 벌거벗은 모습을 겸손히 인정하는 것,
방어하지 않고 제 죄를 자백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바라시지 않습니다.
주님의 사랑의 빛을 제 마음에 비추시기 위함입니다.
주님이 저를 먼저 사랑하셨기에 저도 사랑할 수 있고,
주님이 저를 먼저 받아두셨기에 저도 받아줄 수 있고,
주님이 먼저 제게 선을 보여주셨기에 저도 선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저를 뒤에서 붙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이토록 망설이게 하고 인색하게 하고
소심하게 하고 계산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주님 외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주님으로 안 될 때를 대비해 아직도 양다리를 걸치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주님, 부디 이런 미숙한 게임을 그만두게 하소서.
주님을 아낌없이, 당차게, 용감하게, 후하게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헨리 나우엔, 기도의 삶, 복있는사람, 214 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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