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컬럼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선택(1) / 신동식목사

새벽지기1 2024. 5. 13. 06:09

그리스도인의 정치적 선택(1)

정치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다양한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야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 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그리스도인의 위치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그리스도인도 정치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늘에 속한 자로서 이 땅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한 정치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은 창조의 원리입니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도 사회 속에서 공존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참여를 해야 합니다.

모든 사회는 가족 구성원이 아닌 모임을 만들면 정치구조가 형성됩니다. 정치는 각 개인의 의견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공동에 규약에 근거합니다. 스코틀랜드의 신학자인 사무엘 러더포드는 성경의 교회 정치 원리를 근거하여 국가 정치의 모습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물론 교회와 국가의 정치 원리와 목적은 다르지만, 공동선이라는 가치는 공유하고 있습니다. 개인은 공동선을 위하여 위임과 동의를 거쳐서 정치를 합니다.

물론 어떤 체제가 성경적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왕정 시대를 살지 않았기에 그 제도의 장단점을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귀족정과 같은 정치 제도 역시 우리는 경험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제도 아래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만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장단점이 있기에 어느 누구도 확정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치의 목적입니다. 국가 권력의 존재 이유입니다. 기독교 국가 시대에는 교회를 유지하고 사회 질서와 평화를 만드는 것이 존재 이유입니다. 그러나 다 종교 사회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공유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 종교 사회에서도 개혁파 신학이 말하는 본질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와 정치는 종교의 평화와 사회적 질서를 위한 정의로운 공동선을 이루는 일입니다. 이것이 무너지면 국가와 정치권력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때 하나님이 주신 권한으로 저항해야 합니다. 국가와 정치권력은 항상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인식해야 합니다.

사무엘 러더포드의 관점은 사회학자인 존 로크와 장 자크 루소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통치론과 사회계약론은 인간 자체에서 시작하는 면에서 사무엘 러더포드와 다르지만, 정치 원리와 저항권은 사무엘 러더포드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교도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퍼킨즈 역시 공동선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반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렇듯 오늘날의 시민 정부의 관점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시대의 정부 정치와 권력은 공동선을 위하여 존재합니다. 공동선을 이루지 못 할 때에는 시민은 저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그 권력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권력을 위임하여 준 것이지 독재하라고 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인 성경임 말하고 역사속에서 나타난 원리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에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본래 주신 정치와 권력의 원리를 기억하면서 우리의 권한을 위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선을 온전히 이루는 정치인인지 아닌지 살피는 것이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 이 의무가 바르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투표입니다. 투표는 나의 권한을 누구에게 위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안 하는 것은 이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자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일입니다. 또한 나와 가까운 사람이기에 선택하는 것 역시 위임자로서의 자세도 아닙니다.

누가 공동선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지 보아야 합니다. 성경이 말하고 있는 가르침을 잘 인지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투표라는 작은 행위이지만 여기에는 기도와 신중함의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잘 살피고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정치인지 살피고, 보편적 공동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