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베드로의 울음(10)(막14:72)

새벽지기1 2024. 3. 13. 06:09

'닭이 곧 두 번째 울더라 이제 베드로가 예수께서 자기에게 하신 말씀 곧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기억되어 그 일을 생각하고 울었더라.'(막14:72)

 

닭이 두 번째 우는 소리를 듣고 베드로도 울었다고 합니다. 닭도 울고 베드로도 울었습니다. 닭의 울음이 물리적인 새벽을 알리는 신호였다고 한다면 베드로의 울음은 양심적인 새벽을 알리는 신호였겠지요. 양쪽 모두 어둠과 비양심의 세계를 떠나서 밝음과 양심의 세계로 나가는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베드로의 울음이 어느 정도의 진정성이 있었는지 확신은 없습니다. 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운 것인가요? 그 참회의 내용은 무엇인가요? 스승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일까요? 위기에 순간에 스승을 배반한 자신의 그 나약한 모습에 대한 연민일까요?

 

마가복음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이 기억나서 그것을 생각하고 울었다고 합니다. 기억이 울음의 직접적인 동기였다는 말이 됩니다. 사실 기억은 신앙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구약성서도 청중들에게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기억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유월절 식탁이 말하려는 핵심도 하나님의 출애굽 사건에 대한 기억입니다. 성찬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구원사건에 대한 기억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배는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원초적 기억 행위입니다. 창조와 구원,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기억을 안에 간직합니다.

 

베드로의 배신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위입니다. 그가 이 뒤에도 예수님이 십자가에 처형당하던 그 자리에 없었다는 사실을 미뤄보더라도 그의 회심은 큰 무게를 지니는 게 아닐지 모릅니다. 십자가 밑에는 여자들뿐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마지막 대목에서 이름값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훗날 교회 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총 덕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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