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빌라도의 재판(2)(막15:1)

새벽지기1 2024. 3. 14. 04:28

'새벽에 대제사장들이 즉시 장로들과 서기관들 곧 온 공회와 더불어 의논하고 예수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겨주니'(막15:1)

 

산헤드린 공회는 난폭한 범죄자를 다루듯이 예수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겨주었다고 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을 체포할 때 그들이 무력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빌라도에게 넘기는 이 대목도 이해가 갑니다. 그들에게 예수님은 이런 방식으로 다루어야 할 중죄인이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자리로 갈 수만 있다면 산헤드린 공회 의원 중에서 비교적 양심이 살아 있는 한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군요. 당신들은 정말 예수님을 위험인물로 보았소?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그를 그렇게 폭력적으로 다룬 것이오? 서로의 기본적인 입장이 다를 터이니 그가 무슨 대답을 할지 감을 잡기는 힘듭니다. 우리의 생각에 예수님은 평화주의자이시고, 실제로 유대 종교당국을 부정한 적도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산헤드린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달랐겠지요. 신성을 모독한 죄는 그 어떤 것보다 파괴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겠지요. 

 

산헤드린 공회가 예수님을 결박해서 빌라도에게 넘겼다는 것은 이미 십자가 처형을 전제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본문이 그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 뒤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보더라도 마가복음 기자는 빌라도보다 산헤드린에게 십자가 처형의 책임이 더 큰 것으로 말합니다.

 

산헤드린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겼습니다. 사건이 종교의 차원에서 정치의 차원으로 전환되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산헤드린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제의 묵상에서 언급했듯이 그들은 이 문제로 격론을 벌였을 겁니다. 유대의 종교 문제를 로마의 정치 문제로 비약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입니다. 유대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예수를 제거해야 한다는 명분 앞에서 힘을 잃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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